일상/책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리뷰

hsb_02 2024. 4. 30. 18:15

 

▶ 책 제목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작가



이도우

 

▶ 책 정보



왠지 마음이 들뜨고 심란할 때면 연필 몇 자루를 깎으며 칼끝에서 밀려 나가는 가느다란 나뭇결을 쳐다보는 것이나 검은 흑연을 사각사각 갈아내는 감촉, 연필을 깎을 때 연하게 풍겨오는 나무 냄새를 좋아하는 '공진솔'은 전통가요를 내보내는 <노래 실은 꽃마차>와 여성 프로 <행복 스튜디오> 두 편을 맡아 써온 1년 반 차 31살 여성작가이다. 그러나 개편을 통해 <노래 실은 꽃마차>의 담당 피디는 33세의 비교적 젊은 입사 5년차 이건 피디로 교체되었다. 진솔은 낯가림이 심하기 때문에 새로운 피디와의 호흡을 맞추는 것을 걱정하게 된다.

 

진솔에게 이건 피디와의 첫 만남은 유쾌하지는 않았다. 이건 피디는 진솔이 자신을 소개하기 전부터 본인에 대해 알고있는 것들을 줄줄이 말하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바람이 불어 자신의 다이어리가 화라락 넘어갔을 때 진솔의 '올해의 목표'나 '월별 목표'를 보고 놀리듯이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공 작가, 올해 많이 바빴겠어요. 벌써 시월인데." 진솔은 건을 째려보며 이 남자는 나와 전혀 맞지 않는 사람임을 직감한다.

 

하지만 진솔은 첫만남부터 별로인 이건에 대하여 마주칠수록 다른 감정을 갖게 된다. 사적인 자리에서 장난기가 많은 모습, 공적인 자리에서는 타 작가나 피디를 제외하고 자신과만 웃으며 얘기하는 모습, 자신의 실수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커버해주는 모습에 진솔의 마음속 울타리는 점점 건에게 문을 열게된다.

 

 

▶ 한마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문장 하나하나가 정말 주옥같다는 점이다. 남주인공의 직업이 pd와 시인을 겸하고 있고 여주인공 또한 시에 대한 관심이 있기 때문에 서로 썸을 타며 주고받는 말들이 하나하나 가슴에 와닫는데 이 느낌이 읽으면서 정말 좋게 느껴졌다.

 

소심한 공진솔과 적극적인 이건이 점점 연인사이로 발전하는 과정은 책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한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주변 등장인물들과의 관계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재미를 가하는 요소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백야행'이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는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을 한마디로 담고 싶어 손이 근질거렸다면, 이도우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은 책을 읽고 나서도 가슴 한편에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필자는 책을 완독 후 책 표지에 적힌 세 문장을 다시 읽으며 감상에 빠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