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

천 개의 파랑 리뷰

hsb_02 2024. 5. 4. 13:00

 

▶ 책 제목



천 개의 파랑

 
▶ 작가



천선란
 

▶ 책 정보



 때는 2035년, 콜리는 다른 기수 휴머노이드들과는 다르게 개발 중인 학습 칩이 삽입된 채로 탄생했다.

하지만 대회에서 파트너 투데이와 달리던 도중 콜리는 투데이의 건강상태를 위해 스스로 낙마한다. 트럭 같은 무게와 속력으로 달려오던 말발굽에 밟혀 하반신이 전부 부러진 콜리는 존재 가치를 잃었다.

 

 (우)연재는 이해받기를 원하지 않는 소녀이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숱한 시간 동안 이해받지 못해 상처 입은 날들이 쌓여 지금까지 오게 되었다. 이해받기를 포기한다는 건 이해하기를 포기하는 것과 같았다. 연재는 타인의 이해를 포기하며 모든 것에서 편해지고자 하였고 관계에 기대지 않으며 상처받지 않으려 하였다.

 

 

폐품이 된 콜리는 수거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수방에 있기 싫다는 마지막 소원을 이뤄 마방 옆 건초더미에 누워 파란 하늘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그때 한 소녀가 고개를 내밀었다.

 

"우연재"

이건 소녀의 이름

"너는 브로콜리"

"..."

"줄여서 콜리."

그리고 이건 콜리의 이름

콜리는 그렇게 콜리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콜리에게 삶의 2막을 열어준 위대한 소녀의 이야기를 할 차례다.

 

 

 

 

 

▶ 한마디



이야기의 1막은 콜리가 탄생하고 기수가되어 낙마하기까지의 이야기이며, 이야기의 2막은 연재가 콜리를 만나며 연재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책이 진행된다.

 

작 중 주인공이 누구라고는 말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주인공은 휴머노이드로 태어나 연재를 만나며 주변인물들에게 조언을 하거나 틀어진 관계를 좋게 만들게 해주며 끝에는 휴머노이드지만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된 콜리일 수도 있다.

 

남편을 잃은 후 소아마비인 은혜에게 신경을 써주며 연재를 신경쓰지 못하고 콜리가 오고나서야 연재에게 사과하며 슬픈 과거로 인해 멈춘 시간을 하루의 행복을 쌓으며 천천히 흐르게 하는 법을 깨달은 보경이 주인공일 수도 있다.

 

어렸을 적 소아마비에 걸려 휠체어를 타게되고 처지가 비슷했고 사랑했던 한 남자애로부터 상처받아 세상으로부터 도망쳤으나 처지가 비슷하고 살아갈 날이 별로 남지 않은 투데이를 만나 잠적을 끝내고 강해지기로 본인과 약속한 은혜가 주인공일 수도 있다. 

 

방에 틀어박힌 언니를 엄마의 명령으로 인해 계속 도움을 주다가(엄마의 관심을 얻을 유일한 수단) 결국 폭발해버리고 언니와 사이가 틀어졌으나 콜리를 만나며 언니와 화해하고 보경과 진지하게 마주하며 친구랄 것도 없었던 연재가 지수를 만나 마음을 여는 과정을 본다면 연재를 주인공으로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면서 이 가족 하나하나에게 자신을 많이 대입하였기 때문에 작의 여러 부분에서는 정말로 눈시울이 붉어졌었다. 마지막 콜리의 선택과 그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후일담도 가슴을 찡하게 하는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군대안에서 책을 여러권 읽다보니 밖에서는 몰랐는데 필자가 매우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느껴진다. 이런 책들만 읽으면 내 생각을 남들과 나누고 싶어 손이 근질거리니 밖에서는 책을 안읽고 어떻게 살아왔나 싶다.

 

천 개의 파랑은 과거의 각자의 아픔에 의한 가족간의 불화를 공상적인 존재를 통해 풀어내는데 정말 읽는데 막힘이 없이 술술 읽혔다.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 책과같이 가족과의 아픔이 살아오면서 상처로 남아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은 생각을 할 것이라고 필자는 여기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가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며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부분을 소개하며 천 개의 파랑 후기를 마치겠다.

 

 

'콜리가 연재의 집에 오기 전에는 그 집은 쓸쓸하고 고요했다. 세명이서 사는 집이었지만 각 시간대 별로 1인분의 소음만 발생하는 곳이었다. 함께 있지만 맞물리지 않는 각자의 시간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콜리는 그 침묵이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조금씩 균열이 생기며 서로에게 스며든 소음이 서로의 시간을 맞춰줄 거였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