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리뷰

hsb_02 2024. 5. 4. 13:57

 


▶ 책 제목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 작가


아말 엘모흐타르, 맥스 글래드스턴


 

▶ 책 정보


 

레드, 그녀는 시간의 실을 자유롭게, 신속하게 오르내리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시간 가닥의 까마득히 먼 아래쪽을 차지하고 있는 에이전시에 속한 요원들 중 한명이다.

 

블루, 그녀는 또한 시간가닥의 먼 아래쪽을 차지하는 가든의 요원들 중 한명이며, 시간의 실 제일 위쪽으로 부터 뿌리를 내려 천천히 임무를 수행한다.

 

 

서로 각기 다른 이유를 가지고 다른 방법을 통해 시간가닥을 오르내리는 두 세력은 오랫동안 시간 전쟁을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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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시의 최정예 요원인 레드는 한 시간가닥에서의 임무가 순탄치 않았음을 회고한다. 이는 분명 제삼자의 개입으로 인해 벌어진 일이다. 전장에 그녀를 제외한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착각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레드에게는 드문 일이지만.

 

레드는 주검이 즐비한 승전의 현장을 돌아다니며 패배의 씨앗이 있는지 찾아본다. 그렇게 초토가 된 대지 위에서 레드는 편지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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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시작이였다.

 

서로 이어질 수 없었던 관계는 한 편지의 시작을 통해 서로 가닥을 맺게 되었다.

 

누구보다 팽팽하던 빨간 가닥과 파란 가닥은 서로를 끊어내고자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두 가닥은 타래로 변화할 따름이다.

 

 

그러나 이곳은 누군가는 승리해야만 하는 전쟁터,

 

둘의 운명은 벼랑 끝을 향해 내달린다.
 

 

▶ 한마디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이 책을 구매한 이유는 별 것 없다. 표지가 내 마음에 쏙 들었고, 제목 또한 필자의 심금을 울리는 중2스러운 제목이였기에.. 별다른 리뷰글도 없이 바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제목 때문일 수 있다. 아니 애초에 서론에서부터 시간 전쟁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너무 불친절하다. 이 책을 처음 읽는 도중에는 각 진영에서의 스릴 넘치는 시간 전쟁의 전개를 기대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전개였다.

 

하지만 각 진영의 주요 특징이나 시간 가닥이 어떻게 쓰이는지 정리하면서 읽다보니 느껴지는 바가 있다.

 

'왜 이렇게 집중이 안되는 것 같지?'

이 책은 오로지 에이전시의 레드와 가든의 블루와의 편지 서신 형식으로만 진행된다.

 

레드의 임무 -> 블루의 방해, 편지 -> 블루의 임무, 레드의 방해, 편지 -> 레드의 임무...

 

이 형식으로만 이어지니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과거의 사건에 간섭하여 미래를 변화시키는 것 같은 SF전개는 없는 것이 당연지사였다.

 

이 책을 처음 완독했을 때는 솔직히 별 느낌이 없었다. 왜냐하면 읽는 도중에도 계속 아 대체 뭐라는 거지 라든가 그래서 언제 흥미진진한 전개가 나오지 라든가 라며 빨리 완독하고 싶은 마음에 속독으로 끝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편지의 내용을 하나하나 음미하며 읽기보단 빠르게 빠르게 넘기다보니 후반부가 크게 다가오지 않은 것은 당연지사였다.

 

 

 

 

 

 

 

 

(스포주의!)

레드를 구해준 블루,

 

블루를 없애야만 하는 임무를 받은 레드,

 

레드의 심정을 앎에도 그녀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받아들인 블루,

 

블루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과거로 돌아가는 레드,

 

그녀 덕분에 살아나 결국 갇혀있던 레드에게 찾아간 블루

 

 

 

 

 

 

 

 

 

 

후반부의 이 모든 과정이 처음의 편지에서 부터 마지막 편지 사이의 내용에 전부 담겨 있었던 것을 필자는 몰랐던 것이다.

 

이 책은 그저 시간전쟁을 무대로 하는 SF소설이 아니다. 

 

각 진영의 최정예 요원들이 처음엔 조롱으로 시작하나 점점 상대방에게 마음을 열고 마지막이 되서야 서로가 없으면 안되는 사이가 되는 달달한 연애소설이였던 것이다.

 

생각을 전환하고 책을 다시 읽으니 안보였던 것들이 눈에 확 들어왔다.

 

고독했던 서로가, 너무나 달랐던 서로가, 수 많은 편지를 통해 서로 닮아가는 과정 자체가 이 소설의 주 내용이였다. 

 

편지 하나하나가 이해하기 힘들었던 것은 각각이(레드와 블루가) 상대방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몰라 온갖 미사여구를 붙여댄 탓이였다. 관점을 다르게 하고 읽어보니 그냥 점점 마음이 드는 상대에게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아름다운 것을 붙여 상대방을 사랑스럽게 표현한 것 딱 그 정도였다.

 

 

이해하기 힘들어 빨리 끝내고 다른 책을 읽으려 했던 1회독과는 다르게, 점점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는 그들의 연애편지를 훔쳐 읽는 듯한 2회독이 정말 재밌게 읽혔었다.

 

시간전쟁에서 빠지기 힘든 타임 패러독스나 뫼비우스의 띠같은 요소로 인한 결과도 정말 감동적이게 다가왔다. 레드와 블루의 서로에 대한 편지에서의 문장 하나하나가 곱씹을수록 어떻게 이런 표현을 생각해냈을까 라며 감탄하게 되는 요소도 빠뜨릴 수 없었다.

 

이것들을 모두 1회독에서 느꼈으면 좋았겠지만.. 2회독을 통해 얻어가는 것도 그렇게 아쉽지는 않은 것 같다.

 

 

 

 

 

만약 SF물이나 시간전쟁을 생각하며 처음 읽는다면 난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다음과 같이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며 독서함을 추천한다. 

 

이 책은 그저 표현을 잘 하지 못하는 고독한 두 여인이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러브스토리인 것이다.

 


 

 

 

 

 

 

 

 

 

 

추신. 책 표지 진짜 이쁜 것 같아 너무 마음에 들어

추추신. 영원토록 웅대하고 극단적으로 붉은 천체(Hyper Exteremely Red Object)라는 표현은 정말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영웅(HERO)이라니 너무 감동적이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