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리뷰

hsb_02 2024. 5. 12. 21:08

 

▶ 책 제목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 책 정보


'나'는 고등학교의 문예 발표 대회에서 '너'를 만났었다.


첫만남부터 '나'는 '너'와 가까워지고 싶었고, 그 결과로 우리는 편지를 문답하는 사이가 되었다.


우리는 친구보다는 더 가까운 사이였지만 연인이라고 부를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다.


'너'가 말해주는 그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는 우리의 계속되는 만남에서 만들 수 있는 즐거움들 중 하나였다.

 
'너'가 나에게 도시에 대해 얘기를 해주면 '나'는 그 얘기를 공책에 적어 그 도시를 구체화한다.


그렇게 이 만남이 계속될 것만 같던 도중 '너'와의 만남이 어느순간부터 힘들어지더니 '너'는 마지막 편지와 함께 나에게서 영원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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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너'가 말한 그 도시안에 있다. 


이 도시의 도서관에서 일하는 '너'는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도 괜찮다. 


'너'와의 소소한 대화, '너'가 끓여주는 약초차, '너'가 만들어주는 사과파이는 내가 이 도시에서 살기에는 매우 충분한 이유인 것이다.




▶ 한마디



 

오랜만에 읽게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작품.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과 1Q84를 정말 재밌게 읽었었기 때문에 바로 구매하려 했었는데 너무나 고맙게도 사기 전에 한 선임분이 소지하고 계신 책을 빌려주셔서 허겁지겁 읽게 되었다.


책을 거의 후반부까지 읽으면서 눈치를 못챘는데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오로지 '나'와 '너'로만 서술될 뿐이다.

이 점을 제외하면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노르웨이의 숲(상실의 시대)'가 다분하게 떠올랐었다.

작중 '너'는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기 힘들다는 점을 편지를 통해 전하며 꼭 건강하게 회복한 후 너에게 가고싶다고 전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 편지를 마지막으로 사라졌을 뿐이다.

뭔가 떠오르지 않는가? 필자는 바로 이 대목을 읽으면서 노르웨이의 숲의 그녀, 나오코를 떠올렸었다.

정말 좋아했던 책이 읽고 있던 이 책과 오버랩되면서 더욱 이 책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뭐.. 아쉬웠던 점은 나오코를 생각하며 읽었는데 '너'의 분량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1부는 현실속의 '나'와 '너', 도시 속의 '나'와 '너'의 이야기가 한번씩 돌아가며 전개된다.

2부는 도시에서 그림자를 현실로 돌려보냈으나 무슨일인지 본체인 '나'가 현실로 돌아온 후의 '나'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3부는 소소한 반전과 함께 도시속의 '나'의 이야기로 끝이난다.




'너'는 무슨 이유로 현실에서 영원히 사라진 것일까

고야스씨는 무슨 교훈을 알려주고 떠나간 것일까

왜 마지막이 되서야 '나'에게 나타난 것은 그렇게 마음속으로 그리던 '너'가 아닌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던 '그녀'인 것일까

'옐로 서브마린 소년'은 그저 '나'를 도시에서 벗어나게 해주기 위한 요소인 것일까?


늘 그렇듯 하루키의 책을 읽고 본인이 만족할만큼 충분히 내용을 받아들인 후에는 다른사람의 해석을 보는 것은 빠트릴 수 없는 재미요소이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이 책을 읽고나면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고 다들 생각할 것 같다.

책의 모든 내용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고 완독하고 나면 제목이 또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이 책을 명작이라 부를 수 있는 점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