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책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리뷰

hsb_02 2024. 5. 21. 20:47

▶ 책 제목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작가



밀란 쿤데라


 

▶ 책 정보



 
세상의 모든 것은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

즉, 세상은 빛과 어둠, 두꺼운 것과 얇은 것, 뜨거운 것과 찬 것과 같은 반대되는 것들의 쌍으로 양분되어 있는 것이다.

이 모순의 한쪽 극단은 생각하기에 따라 긍정적인 것이 될수도 있고 부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오직 한가지만은 분명하다. 모든 모순 중에서 무거운 것-가벼운 것의 모순이 가장 신비롭고 가장 미묘하다.



규칙없이 가벼운 사랑을 추구하는 토마시와 사비나

한없이 무거운 사랑을 짊어지고 이것을 갈구하는 테레자와 프란츠

그들 사이의 사랑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의 주요 무대이다.





▶ 한마디




어떤 책을 읽을까 알라딘을 돌아다니던 도중 표지에 꽂혀서 사버린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완독하였다.

제목만 읽으면 엄청나게 어려운 사상이 집합되어 있는 철학적인 책이라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필자도 그랬음)

그러나 막상 두려움에 떨며 읽기 시작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전개방식은 등장인물들이 서로 사랑을 하며 느끼는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만을 보여주는 형식이였다.

필자는 독서를 하며 이분법에 대한 철학적인 내용에 지루해하기 보다는 등장인물들의 연애이야기에 집중하며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며 읽었었다.

왜냐면 등장인물들간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너무나 책의 주제인 무게에 들어맞게 다채롭게 표현되어서 읽는 동안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 않기 때문이였다.

 

 

 

특히 좋았던 부분이 다음의 부분이다.  

'인간의 삶은 마치 악보처럼 구성된다. 미적 감각에 의해 인도된 인간은 우연한 사건을 인생의 악보에 각인될 하나의 테마로 변형한다. 그리고 작곡가가 소나타의 테마를 다루듯 그것을 반복하고,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것이다.'(91p)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 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이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성 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기 마련이다.'(152p)


 

이 부분 말고도 테레자가 토마시에게 마음에 들게 하기 위해 손에 들고 있었던 '안나 카레니나'가 나오는 장면도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요소 중 하나였다.

 

작 중 테레자는 자신의 애완견 이름을 '안나 카레니나'가 아닌 '카레닌'으로 짓는데, 이것도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테레자의 한없이 무거운 사랑을 나타내는 장면이라고 느꼈었다.

 

'안나 카레니나'를 읽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카레닌'은 안나의 남편의 이름이며 한없이 안나에게 무거운 사랑만을 강요하던 인물임을 알 것이다.

 

가끔 책을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이 '어떤 도서'를 언급하는 경우에 필자는 그때마다 이런 책이 있구나 라며 넘어가기만 했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안나 카레니나)이 현재 읽는 작품(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과 오버랩되는 이 경험은 신기롭기도 하고 내가 책을 꽤나 읽었구나 라며 자존감을 채워주는 요소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