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오늘은 공군 진주 훈련소를 출발하기 전 하루 전날이다. 단국대 소프트웨어 학과로 편입한지 2년 반이 지나서야 군대를 가게되었는데 필자의 친구들은 거의 다 학교를 1년 다니고 전역을 마친 상태여서 주변에서 필자만이 유일하게 일반인에서 군인의 신분으로 바뀌게 된다.
보통 남자는 대학교를 1년 다니고 군대를 가는게 평범하지만 필자는 3학년으로 편입하기도 했고 소프트웨어 학과에서 개발 공부를 하면서 '지금 군대를 가면 배운 것을 다 까먹지 않을까? 좀만 더 다녀보자'라고 생각하며 군대를 계속 미루었는데 어느새 졸업까지 8학점이 남은 상태이고 더 이상 병역의 의무를 미룰 수 없기 때문에 군 입영을 작년부터 준비하게 되었다.
군대는 2년이란 긴 시간을 자유롭지 못한 군인의 신분으로 지내야 하고 군대를 나오게 되면 졸업까지 1학기가 남았다는 이유 때문에 필자는 다음과 같은 조건을 만족하는 군 부대를 고르고자 했었다.
- 자기개발 시간이 충분하게 주어질 수 있는가?
- 군 부대 내에서 개발관련 업무를 맡을 수 있는가?
여러모로 구글링이나 다른 블로그 포스팅들을 찾아보며 위의 두 조건에 부합한 부대는 육군의 SW 개발병이었다.
필자는 백엔드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해당 부대를 나오게 되면 취업준비에도 도움이 된다 생각했기 때문에 부랴부랴 육군 SW 개발병을 신청하였다.
다만 아무 준비없이 신청한 결과는..
자격증도 없을 뿐더러 고등학교에서의 출석점수에서도 까인 필자의 배점 점수는 합격 커트라인에 한참을 못미쳤었다. 그렇게 2022년 입대를 실패하게 되고 학교를 더 다니게 되며 병역의 의무를 미루게 되었다.
필자가 공군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진행한 스터디의 조교님과 상담하며 공군이 안에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고 추천해주셨어서 공군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공군에 대해 여러모로 알아본 결과 공군의 장점은 다음과 같았다!
- 일과 후 개인시간이 보장되어있다.
- 휴가, 외출 다쓰기 힘들정도로 많다.
- 훈련량이 적다.
- 전자기기의 반입이 가능하다.(이는 육군도 현재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경쟁률도 높은 편이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치기 때문에 이상한(?) 사람의 비율이 적다.
- 보직의 전문성을 통해 가치있는 2년을 보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공군이 정~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대한민국 남성들이 대부분 공군을 꺼리는 이유는 3개월 더 긴 복무기간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ㅎㅎ..
사실 공군을 준비한다고 주변에 알릴때만 해도 주변 친구들이 하는 말이 하나같이 "왜 바보같이 3개월을 더 해?" 였다. 친구들이 전부 군필이였기 때문에 필자에게 3개월을 더 군대에 있는 것은 미친짓이라고 필사적으로 말렸으나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여러 공군의 장점을 놓치기 싫었다. 왜냐하면 필자는 군대를 제대하게 되면 졸업까지 1년도 남지 않은 상태이고 바로 취업시장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에 위의 공군의 장점 '1. 일과 후 개인시간이 보장되어있다.' 과 '6. 보직의 전문성을 통해 가치있는 2년을 보낼 수 있다.' 의 이유로 인해 공군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공군은 대체로 모든 부대가 육군보다는 개인시간이 많으나 필자가 원하는 것은 부대 내에서 개발 업무를 맡는 것이였기 때문에 선택한 보직은 공군 전자계산병이였다. 다만 공군 전자계산병의 서류전형도 쉽지많은 않았는데 조건이 다음과 같았기 때문이다.
여러 점수들을 취합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격/면허와 전공 점수라 볼 수 있겠다. 이 조건을 통해서 공군의 입대 평균 나이가 높다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만약에 대학교 1학년생이 공군을 입영하려 한다 하더라도 터무니없이 낮은 전공 점수와 어린 나이에 있기에는 힘든 자격증으로 인해 벌써 만점에서 40여 점이 깎인 채로 다른 경쟁자들과 경쟁해야한다.
필자는 전공 과에 편입하여 4학년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자격증만 취득하면 됐었다. 그렇게 학교를 다니며 가장 취득하기 쉬운 정보처리기능사를 취득한 뒤 8월에 입영하는 5회차 공군 전산병을 신청한 결과는..
다행히 한번에 통과가 되었었다!! 그렇게 2년 반의 학교생활을 뒤로 군대를 가기 전 해외여행, 국내여행등을 다니며 정신없이 놀다보니 어느새 군대를 입영하기까지 하루가 남게 되었다.
현재 필자는 빡빡머리 상태인데도 아직도 군대를 들어가는게 실감나지가 않는다. 아직도 내일 일어나게 되면 부스스한 머리를 정리하고 아침을 먹고 도서관을 가고 점심을 떼우고 커피를 마신 뒤 공부를 마치고 집에 귀가하여 가족과 같이 저녁을 먹을 것만 같은데 내일이 되면 진주 공군 훈련소로 떠나야한다...
착잡한 마음으로 마지막으로 군대에 갈 짐들을 정리했다.
- 필기구
- 면봉
- 밴드
- 여분 안경
- 팔목, 발목 보호대
- 신발 깔창
- 마스크
- 올인원 바디워시
- 올인원 로션
- 폼클렌징
- 썬크림
- 물티슈
- 책 2권
- 유선 이어폰
- 신분증
- 나라사랑카드
- 휴대폰(충전기 포함)
- 텀블러
- 시계
써놓고 보니 정말 많은 것 같은데 가방에 한번에 들어가니 신기했다.
준비물도 다 챙겼고 머리도 준비되었으니.. 이젠 남은 시간은 사랑하는 가족과 보내야겠다.
'일상 > 군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무 중 자격증 취득 / 개발 공부 관련 알게된 정보들 (3) | 2023.10.13 |
---|---|
공군 850기 기훈단, 특기 학교 후기(2) (2) | 2023.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