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한지 53일 되는 날 지금은 자대로 온지 3일째가 되는 날이다. 훈련소에서 구르던게 어제같은데 지금은 자대의 사이버 지식 정보방에서 블로그를 작성하고있으니 시간이 참 빨리 간다고 느껴진다. 입영날인 8월 14일 그날은 양산을 써야 할 정도로 매우 뜨거웠던 날씨였다. 쿨하게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으나 부대 정문에서 가족 곁을 떠나기 전 떨어지지 않던 발걸음이 아직도 생각난다.
0주차
부대 후문에서부터 안으로 걸어가면서 조교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진짜 군대를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관으로 들어가기 전 조교들이 엄격한 목소리로 반입금지 물품들을 반납하라고 하는데 이때 내는 사람이 한명도 없었어서 들어가기 전 땡볕에서 조금 고생했던 것 같다. 나는 4대대였지만 3대대 건물을 썼었다. 호실에는 12명이 잘 수 있는 이층침대 6개와 공부하기위한 탁자, 전달사항을 위한 티비등이 존재했었다. 다같이 누워자는 침상을 생각했으나 내가 들어간 4대대는 전부 침대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중에 동기에게 들어보니 이름순으로 2대대 4대대가 갈렸다고 한다.
첫날은 정말 할게 없었다. 12명이 각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챙겨온 책을 읽었다 ㅎㅎ.. 밥먹을때가 되서야 서로의 이름이나 뭐하다 들어왔는지 서로 말하며 통성명을 했다. 코로나로인해 밥을 식당에서 도시락으로 싸와서 생활관에서 먹었는데 예상외로 정말 맛있게 먹었던 것 같다. 그리고 잘 시간이 거의 다가왔을때 나와 호실원들은 언제 씻어야 할지를 몰라 대기하던 도중 취침 방송을 듣고 씻지도 못하고 잤었다. 그니까!! 첫날에 눈치보지말고 그냥 샤워하고 오는것을 추천한다(예비훈련병이라 뭐라 안한다). 또 이어플러그 무조건 챙겨가라 필자는 옆에자는 사람이 엄청난 코골이를 했었어서 택배를 받을 수 있는 2주차까지 잠을 못잤다.
첫날만 이정도로 기억나는 것 같고 첫주차때는 그냥 예방접종과 건강검진만 주구장창 했었던 것 같다. 조교들이 계속 지금 군대가 안맞는 것 같으면 이때 나가라고 했던것도 기억난다.
1주차~4주차
본격적인 훈련 1주차 때는 예비훈련병에서 훈련병이 되는 신고식을 통해 호칭 또한 바뀌게 된다. 신고식부터 '거기 예비훈련병~'이 아닌 '거기 훈련병!!!'이란 소리를 듣게 되는 신고식인 것을 당시에는 몰랐었다. 확실히 0주차때는 조교들이 확실하게 군기를 안잡었다는 것이 느껴질정도로 0주차를 벗어나고 부터는 엄청난 군기의 연속이였다. 식당에 식사하러 갈 때, 올 때도 온 몸에서 굽혀지는 부분이 없어야 했으며, 강당에 앉아있을 때도 편하게 앉는 것, 모자를 벗는 것 모두 우리에게는 권한이 없었다. 다만 필자가 힘들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엄정한 군기나 힘든 훈련등이 아니라 너무나도 변덕스러운 날씨였다.
8월에 입대하기로 결정했을 때부터 날씨로 고생할 것은 예상하였으나, 8월~9월의 진주의 날씨는 정말 버티기 힘들었었다.
조금만 서있어도 뒷목이 탈정도로 뜨거운 낮의 태양빛은 하루도 빠짐없이 연속되는 옵션이였고 가끔가다 비가오면 시원해지긴 하지만 비또한 태양이랑 합심한 듯 한번 내리면 하늘이 무너지듯 내렸었다. 비가오면 또 문제되는 것이 엄청난 냄새가 나는 판촉우의를 쓰고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였다. 이놈의 판촉우의는 제대로된 것이 손에 꼽았어서 우의를 입었어도 안에있는 군복이나 체련복이 다 젖었었다. 그나마 사이즈도 맞고 성능도 좋은 우의를 건져도 비오는 날 훈련할 때 들고가서 놓은 뒤 훈련이 끝나고 찾아보면 다른 동기와 섞여있던 적이 매일이였다. 그래서 호실원들이랑은 '우의를 착용한..'이라는 티비 전파사항이 나오면 항상 욕을하면서 나갈 준비를 했던 것들이 기억난다 ㅎㅎ...
훈련은 각개, 유격, 화생방, 사격, 전뜀, 행군 등 받아야하는 모든 훈련은 다 받았다. 각 훈련들을 받으며 이랬음 좋겠다 생각한것 들이 있다.
먼저 각개는 아마 연습을 한 뒤 나중에 시험을 볼텐데 게시판에 올라와있는 일정 제대로 확인해서 각개 전에 팔꿈치, 무릎 보호대 착용하는 것을 추천한다.(아픈거 좀 오래간다)
유격은 그냥 악으로 깡으로 하다보면 아마 끝나있을 것이다.
화생방은 코로나 여파로 방독면만 제대로 쓰고 들어가면 가스마실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정화통만 잘 끼면된다)
사격은 딱히 할말이 없다. 본인이 사격에 두려움을 안느끼면 아마 평타 이상은 칠 것이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영점사격때는 클리커 조절을 딱히 안해도 될 정도로 10발 모두 표적의 중간에 가깝게 맞췄고, 기록사격 때는 1차 6발, 2차 9발을 맞췄다.)
전뜀은 1차, 2차, 3차로 각주마다 거리가 늘고 들어야 할 것이 늘어난다.(총기, 탄띠 등)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입대 전에 1.5~2km 뛰는 연습만 해도 할만하다고 느낄 것이다. 가볍게 뛰기 때문에 숨이차진 않을 것인데 막상 하면 숨이차서 힘들 것이다.(이유는 뛰게되면 알 것이다... 소대근무 화이팅!)
필자는 행군을 가장 힘들었다고 느꼈는데 행군 이후 훈련소 동기들의 말을 들어보니 행군이 가장 할만했다고 들었어서 좀 의아했다. 행군 도중에 숨이차서 힘들다거나 다리가 아프다기보다는 어깨가 무너질 것 같은 것이 제일커서 힘들었던 것 같다.(아 추가적으로 전뜀, 행군에서 군화끈 제대로 묶자 중간에 풀리면 다시 못 묶는다, 또 수통안흘러내리게 수통주머니 꽉 조이자 중간에 수통 빠지면 뒷 동기들에게 민폐고 본인도 힘들다.)
훈련도 가장 중요하지만 1~3주차는 훈련만 하는 것이 아니다. 훈련 중간중간 정신교육이 엄~청나게 많이 껴있기 때문에 훈련이 끝나고 바로 교육을 들을때도 있을 것이다. 땡볕에서 땀을 한바가지 흘리고 화장실도 못들리고 물도 못마시는 상태로 강당에 앉아서 수업을 듣게되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필자는 손톱으로 모든 살을 꼬집으면서 필기를 진행했었다. 이 이야기를 한 이유가 정신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필기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교관이 교재 기반으로 자신이 출제한 문제를 강조해서 말해줄텐데 이것들에서 거의 다 시험에 나온다.
사실 위에처럼 생각해서 필자는 강조한 것들만 외우고 시험장에 들어갔는데 진짜 강조한 것만 낸 교관도 있었고, 교재에서 언급안한 지엽적인 부분을 출제한 교관도 있었다. 결론이 무엇이겠는가. 그냥 책에 있는거 다 훑어보면 종합이론평가에서 고득점은 손쉬운 일이라고 지금은 생각하고 있다.(필자는 시험을 못봤기 때문에..) 아 양이 좀 이상할정도로 많은데 별 수 있겠는가 본인이 공부한 것에서 나오도록 잘 정리해보자.
마지막 4주차에는 행군 말고는 어떠한 훈련도 없다. 중요하다 해봤자 수료식 준비 정도?? 아 쓰다가 또 생각난건데 수료식 주가 되면 근무 중 소대기수가 좀 힘들게 고생한다. 마지막 주차가되면 시험에 대한 고민도 사라지고 조교들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훈련병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정말 마지막이라는 느낌을 받게될 것이다. 밤에는 호실원들과 수료휴가 때 나가서 바로 무엇을 먹을지나 무서운 이야기, 남자들만의 이야기 등의 이야기 꽃을 피울텐데 이 또한 마지막 주차에 시간을 빠르게 가게 하는 요소이다.
특기학교
필자는 전산병 정보체계관리 특기로 정보통신학교를 갔다. 특기학교는 기훈단과는 다르게 특별한 기억이 없다. 10일밖에 되지않는 점도 있지만 정말 특별하게 뭘하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아! 특기학교가 기훈단보다 좋은점은 수도없이 많긴하다. 기훈단에서는 꿈도 못꾸었던 티비 시청이나(물론 우리 호실은 티비가 안나왔다.) 1층에 자판기가 있어 음료수를 자유자재로 사먹을 수 있거나 훈련이 없는 점 정도? 정말 먹이고 공부시키고 먹이고 공부시키고 재우고를 10일동안 반복한다.
팁이라고하면.. 호실근무가 좀 많이 불리고 식기근무도 공부할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다. 그리고 공부하러 나갈때 관물함 정리 잘해놓으면 감점당할일 없다. 필자의 기수만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정보체계관리 특기가 정말 상위권을 따내기가 힘들다. 시험도 못봐놓고 이런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끝난 입장에서 말하자면 공부 자체는 전체적으로 다 훑어보고 시험을 볼때는 문제를 좀 자세히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껴진다.
맨위에서는 3일째 되는날이라며 작성을 시작했지만 이 글의 완성은 4일째가 되는 10월 6일날이다. 너무 오랜만에 글을 적으니 잘 안적히는데 기억을 떠올리며 작성하니 술술 작성되는 것 같다. 필자는 어제 오늘 선임의 인솔로 B.X를 가서 필요 물품이나 식료품, 간식등을 사왔다. 또 어제는 대대장님의 지시로 부대의 모든 사람들이 축구를 했는데 오랜만에 뛰어서 정말 힘들었다. 분명 아침에는 정말 추웠는데 오후가되니 날씨가 기훈단 시절이 떠오를 정도로 뜨거웠었다.
각설하고.. 자대에 와서 느낀것은 정말 기훈단에서 머릿속에 주입당한 개념들을 단 하나도 써먹지 않는다. 바른걸음, 대성박력, 동작신속, 복장관리 등등 말이다 ㅎ 그러니까 혹시라도 이 글을 읽는 예비 공군 입대자들은 훈련단만 버티면 된다는 생각으로 맘 편히 입대함을 바란다. 필자는 현재 앞으로 남은 585일을 어떻게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는지 계획을 짜는 중인데 너무 하고싶은 것이 많아서 계획이 잘 세워지지 않는다. 지금 생각으로는 정보처리기사도 취득하고싶고 영어회화도 공부하고싶고 코테도 꾸준히 준비하고싶고 싸지방에서 토이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싶으며, 또 지금까지 못본 드라마, 책등 문화생활도 잔뜩 즐기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너무 많은가..?). 막 내 생각을 내뱉으며 글을 작성하다 보니 어느새 청소시간이 다가와서 끝마쳐야겠다.. 아마 다음 후기는 조금 시간이 지나고 쓰지 않을까 싶다.
'일상 > 군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눅스 마스터 2급 합격 간단한 후기 (1) | 2024.01.06 |
---|---|
복무 중 자격증 취득 / 개발 공부 관련 알게된 정보들 (3) | 2023.10.13 |
입영 하루 전 날.. 공군 입대를 위해 준비해왔던 것들(1) (0) | 2023.08.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