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4일에 입대해서 어느덧 2025년 5월 13일 전역을 앞두게 되었다! 2025년이 오겠냐라고 놀림받은 게 어제 같은데 이제 나도 2026년에 전역하는 친구들을 놀리고 있다 ㅋㅋㅋ
안에서 남는 시간에 핸드폰을 보자는 생각보다는 책을 읽자라는 생각으로 독서를 시작하게 된 지 어느덧 약 100권을 채웠다. 혼자 메모장에 한줄평식으로 기록한 책들이 뭔가 아쉽게 느껴져서 다시 각각의 책들의 기억을 떠올리고자, 기록하고자 또한 공유하고자 블로그에 주관적 평점순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어려운 문학이나 비문학 과학, 자기 계발 서적등을 챙겨보곤 했으나 현재는 취향이 결국 추리소설로 수렴하게 되어 여러 추리소설들로 말년을 채우고 있다.
보통 책을 구해서 읽은 루트는 '밀리의 서재 -> 군대 도서관 -> 알라딘' 순이다.
밀리의 서재는 kt 군요금제를 사용하는 장병이면 무료고 5명까지 같이 사용할 수 있어서 필자는 책을 읽는 친구들 몇몇에게 빌려주어 같이 독서했다
또 군대에서 1년마다 장병들에게 지원금을 10만원가량씩 병 자기 개발비로 주기 때문에 적당히 밀리나 도서관에 없는 책들은 구매해서 읽어왔다
평점 및 리뷰작성은 매우 주관적으로 작성해주었으니 '이런 책도 있었구나', '나도 읽었었는데'라고 여겨주시며 재미로 읽어주길 바랍니다~
▶ 개인 평점 : ★★★★★★★
![]() |
![]() |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 미쓰다 신조
: 온몸을 죄어드는 듯한 공포감을 읽는 내내 느끼게 해주는 추리 소설
외부자의 사건 후 몇년 뒤의 수기로 시작하는데 이게 소설인지 정말 실제 일어난 일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글의 짜임새가 튼튼하다.
다만 어떻게 추리해도 답이 나올 것 같지 않는 상황의 연속에 읽으면서 다소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나, 모든 것에 대한 풀이가 시작되고부터는 책을 넘기는 것을 멈출 수가 없게 된다.
<유랑의 달> - 나기라 유
: 다루기에 조심스러운 주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초반부가 당황스러웠으나 사건이 전개된 후의 이야기에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한숨을 푹 쉬거나 이마를 부여잡으며 한 껏 몰입하며 읽었다.
그와 그녀의 관계를 묘사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너무나 좋다.
우리는 부모도 아니고, 부부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고, 친구라고도 하기도 어렵다.
우리 사이에는 말로 다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만, 무엇으로도 우리를 단정 지을 수 없다.
그저 따로따로 혼자 지내며, 그러나 그것이 서로를 무척 가깝게 느끼게 한다.
나는 이것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다.
유랑의 달은 어두운 가슴에 불을 지펴주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감정이 많이 무딘 편이라 생각했는데 눈물을 찔끔할 정도로 엄청나게 감정이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내 서재를 볼 때마다 마음이 가득 차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을 서점에서 직접 고른 것이 필자가 이번 해에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 |
<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 등장인물마다 명대사가 나무위키에 써져있는 정도로 한 문장만 가져와도 남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언이 탄생하는 매우 긴 장편 판타지 소설
너무나 방대한 세계관과 4편이라는 긴 호흡에 읽기가 다소 꺼려질 수도 있으나 어느 정도 스토리의 궤도에 오르고 나면 페이지 넘김을 멈출 수가 없다. 무엇보다 등장인물 각각이 너무 특색 있게 매력적이기에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스토리에도 쉽게 스며들 수 있었다.
판타지 소설을 읽어볼까 하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 읽다보면 어느 순간 카야의 보호자가 되어 그녀의 슬픔을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좀 오버스러운 표현으로 필자는 다음 페이지가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로 너무나 재밌게 읽었었다.
살면서 수많은 시간을 가족도 없이 지냈고 소식조차 듣지 못했어,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슬프고 행복한 날이야
<방주> - 유키 하루오
: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 몰입감 정점을 찍은 소설. 모든 사건에 공통되어 존재했던 '왜?'라는 의문이 풀리는 마지막은 읽는 모두의 입을 틀어막게 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백야행> - 히가시노 게이고
: 처음 접한 히가시노 게이고 선생님의 소설. 장르불문 다작으로 유명하신 분인데 첫작으로 백야행을 고른 것이 지금생각해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 책 때문에 다른 작품들이 전부 루즈해져버리는 단점이 생길 정도의 명작. 뿌린 떡밥이 엄청나게 많아서 뭐가 떡밥인지도 모른다. 그냥 지나쳐간 인물들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하지만 그것들이 차차 회수될 때에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책 제목을 왜 백야행으로 지었을까를 결말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자연스레 감탄이 나오게 될 것이다.
<13.67> - 찬호 께이
: '경찰의 직분이란 무엇인가?' 라는 대주제를 잡고 마치 홍콩에서 펼쳐지는 범죄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회파 추리 소설(탐정이 아닌 경찰이 주역을 도맡은 추리 소설)
이 책은 2013년부터 1967까지까지 범죄가 난무하는 홍콩에서 경찰인 관전둬 혹은 뤄 샤오밍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과거를 거슬러가며 보여준다.
챕터마다 각 범죄자들의 허를 찌르는 트릭과 관전 둬의 완벽한 추리가 코스요리로 6챕터까지 제공되니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670쪽가량의 긴 호흡을 가진 책이라는 것이다.(아.. 외우기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소위 말하는 벽돌책임에도 각각의 챕터가 모두 수준높고 흥미로운 스토리를 자랑하기 때문에 챕터가 끝나면 다음 챕터를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하나하나가 명작이라 불릴만한 스토리를 가진다. '아 재밌게 읽었다' 라고 생각하며 마지막에 들어설 때쯤 선사되는 디저트를 나 말고도 모두가 즐겨주었으면 좋겠다.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 '이정도면 좋은 결말이지'라고 생각했을 때 필자가 깨달은 것은 책의 남은 분량이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는 것이었다. 백야행도 그렇고 이 악의라는 제목도 정말 완독 한 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미식이다.
<아리아드네의 목소리> - 이노우에 마기
: 최첨단 드론을 주제로 잡은 재난 소설.
350p 가량의 매우 짧은 분량을 가진 책으로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서사가 빈약하여 개개인에게 몰입하기 힘든 점이 단점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책의 모든 몰입 요소를 드론을 사용한 재난 구조 파트에 몰아넣어 단점을 모조리 상쇄시켰다. 또 중간중간에 나오는 헬렌켈러에 대한 구문들이 스토리 몰입에 더욱 도움을 주었다.
지진으로 인해 한 사람이 지하상가에 고립되었다. 최신형 드론을 사용하면 지하에 갇힌 그녀를 구출하는 것은 건물 구조상 구조팀에겐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구조팀은 상상하지도 못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녀는 들을수도 없고, 볼 수도, 말할 수도 없는 농맹인이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거기까지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가족임에도 아픔을 공유하지 못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연재가족과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수 휴머노이드 콜리와의 가슴을 울리는, 또한 따뜻해지는 이야기.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속을 환하게 지펴주는 느낌을 받았다. 다 읽고 나서 책을 덮고 한동안 멍 때렸을 정도로 여운에 잠기기도 했다.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어떤 약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제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고전문학은 읽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1800년대 러시아에서 출간된 죄와 벌은 지금까지 읽은 고전들 중에서도 너무나 하드한 난이도를 자랑했다. 읽기 어려운 이유는 다분하지만 그중에서 몇 개를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많아!
주인공만 해도 '로쟈', '로지온로마느이치', '라스콜니코프'로 불리며, 등장인물들 모두가 통일해서 부르는 것도 아니고 자들이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데 이 때문에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지 너무 헷갈린다.
2. 이야기의 흐름을 쫓아가기가 어려워!
큰 맥락으로 생각해 보면 죄를 지은 주인공이 참회한다는 내용이지만 읽다 보면 이게 뭔 내용인지 망각할 때가 많다. 각 인물의 사상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이루어지는 긴 호흡을 내뱉는 사소한 대화들, 그리고 너무나 장황한 그들의 심리묘사는 그들에게 스며들지 않은 초반부에는 책에 대한 몰입도를 깨뜨리게 했다.
필자가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기에 느껴지는 단점들로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어려운 부분은 맥락만 이해하고 그렇게 깊게 파고들지 않으며 넘겼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가 눈에 뜨이기 시작했다. 어딘가 나사 하나씩 빠진듯한 주변 인물들의 사상과 이해할 수 없으나 어딘가 이해되는 주인공의 사상,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확인되는 시시각각 파멸해 가는 주인공의 심리상태.
이 모든 부분들이 읽을수록 이야기에 스며들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필자는 어느 순간 이 책의 숨 막히는 분위기 그 자체를 음미하며 주인공의 마지막 결말을 기대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그렇게 이 책의 결말부가 가져다주는 카타르시스는 문학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 주게 될 정도였다.
로쟈는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비범한 인물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주변 인물들의 시선에선 그는 그저 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 룰루 밀러가 들려주는 다신 없을 과거의 어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우리에게 익숙한 어류의 이야기
생각의 틀을 부신다라는 말이 그 어떤 책 보다 어울리는 논픽션 에세이. 그녀가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자전적 경험은 '그래서 결론이 뭐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며 읽던 책을 놓기 어렵게 한다. 너무나 어렵고 이정표가 보이지 않던 그녀의 모든 서사는 단 한 문장으로 인해 틀을 깨고 날아올랐다.
필자는 "내가 이렇게 생각한 것처럼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 주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머리가 복잡하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인것 같다.
<유리탑의 살인> - 치넨 미키토
: 클로즈드 서클*과 중2병 걸린 듯한 자칭 명탐정과의 컬래버레이션.
*소수의 내부인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내부인에 의해 일어난 살인 사건
갈수록 숨이 조여 오는 타 클로즈드 서클물과는 다르게 제4의 벽을 넘나드는듯한 느낌을 주는 4차원적인 명탐정의 존재가 이 소설에 특수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 책 가독성이 정말 좋다. 약 6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나 2일 안에 다 읽었을 정도로 정말 잘 읽힌다.
명탐정인 츠키요가 작중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서 그와 관련된 여러 추리소설들을 언급하는데, 이는 오래된 추리소설을 즐겨봐 왔던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느낌 또한 받았다.(필자는 읽으면서 부족한 추리소설력에 안타까웠다..)
<밀실 살인 게임> - 우타노 쇼고
: 가면을 쓴 다섯 명이 모여 화상회의에서 돌아가면서 문제를 낸다. 어느 날 누군가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해당했다. 밀실 그 자체인 상황에서 이 사람은 대체 어떻게 죽은 것일까?
이 문제에서 who는 중요하지 않다. 범인이 내는 how를 나머지 네 명이 탐정이 되어 트릭을 밝혀야 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퀴즈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점이다.
보통 누군가 죽고 그것을 파헤치는 타 추리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플롯으로 진행되는 추리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트릭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것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등장하는 트릭과 그걸 넘어서는 반전이 정말 미식이다.
<거울 속 외딴 성> - 츠지무라 미즈키
: 어느 곳에서든 가해자는 자신이 한 행동을 잊기 마련이다. 하지만 피해자는 1년, 어쩌면 살아가는 내내 가해자에게 시간을 빼앗긴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학교폭력을 주제로 잡고 판타지요소를 가미한 소설이다.
다른 인물들의 개입 하나 없이 중학교 1학년의 서술로 묘사되는 학교폭력은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에 무거운 짐을 둔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무서울 정도로 무덤덤하게 표현되는 폭력은 읽는 필자의 분노를 끓어올렸고, 또한 떨리는 듯이 호소하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직접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완독 후 필자는 '거울 속 외딴 성'은 고코로와 친구들만이 아픔을 공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생각했다. 좀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을 말하자면 '이 책을 집고 페이지를 넘기는 모두가 어느 순간 츠지무라 미즈키가 우리에게 인도한 큰 성에 입성한 것'이지 않을까? 필자만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상처를 치료받은 것은 고코로와 친구들만이 아닌 이 책을 읽는 모두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봤는데 개인적으론 원작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책으로 보던 명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느낀 것은 역시 사람은 눈과 귀를 같이 써야 더 다채롭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영화가 끝나면 바로 딴짓을 하기 마련인데, 끝까지 크레딧과 그에 따라 흘러나오는 엔딩곡을 챙겨본 영화는 이게 처음이었다.)
<왕과 서커스> - 요네자와 호노부
: 요네자와 호노부의 베루프 시리즈 2부작. 결말이 예상한 대로 심심하게 끝나네 싶었는데 주는 여러번의 예상치 못한 충격과 전달하고자 하는 동시에 줘서 너무 좋았던 작품
이 작품은 보통의 추리소설처럼 반전을 통해 읽는 독자에게 도파민을 주기도 하지만 작가가 주인공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를 독자들로 하여금 곱씹어보게 하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INFORMER,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겠지만 필자는 이 단어를 '알리는 자'로 해석하고 다치아라이가 내민 정의를 곱씹으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1부작인 안녕 요정을 필자는 두번째로 읽었는데 다시 이 책의 몇 장면들을 돌아보면서 배로 감동을 먹었다.)
<언제나 밤인 세계> - 하예은
: 한 몸으로 태어난 남매, 둘 중 한 명은 포기되어야 했으나, 부모님의 결단으로 인해 그들은 기적적으로 정상적인 남동생과 다리 없는 누나로 분리되어 둘 다 살아남게 되었다.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남매의 유년기, 부연 설명 없이 진행되는 판타지 요소와 의문으로 휩싸여있는 선생님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가득 찬 중반부, 긴 여운을 남기는 결말부로 이루어진 명작. 마녀의 집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읽으면서 이 게임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시간의 계단> - 주영하
: 주인공들의 애정행각들이 오글거린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으로 치부할 수 있는 타임루프물 소설.
2권에 각각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웹툰이나 만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전개방식을 갖고 있는 스토리에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웹툰을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오글거림만 조금 줄어들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 개인 평점 : ★★★★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들 중에서 가장 캐릭터성이 뛰어난 것 같은 작품.
이 작가의 여러 작품을 읽어보면서 '결말은 독자에게 맡긴다'라는 느낌을 더러 받아왔었는데, 1Q84는 남주와 여주를 번갈아가며 등장시키며 오묘하게 얽혀 있는 스토리가 확실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만날 것 같으면서 만나지 못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 등장하는 후카에리, 두 개의 달, 공기번데기의 존재가 진행되는 스토리에 이질적이지 않게 잘 버무려지며 3권이라는 긴 호흡에도 결말이 궁금해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이 작가 특유의 19금 묘사도 한몫한다)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 부제로는 상실의 시대.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를 생각하게 해 준 소설이다.
결국 이 책의 결말은 처음부터 새드엔딩임을 암시하나 읽다 보면 주인공과 같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무엇을 했어야 했을까? 독자에게 결론을 주지 않고 상실만을 강조하는 듯한 결말은 책을 완독 했음에도 허무함만을 채워줬을 뿐이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 달달하다. 단편 멜로 웹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난 느낌.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소심한 여주인공과 불도저 같은 성격의 남주인공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둘이 잘 꽁냥 거리다가 중간에 남주인공의 급발진이 좀 어이없긴 한데 이것 또한 읽고 보니 이 소설에 없으면 안 될 재미요소였다.
또한 남주인공이 시인이었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내면 최하층에 잠겨있던 감성도 표면 위로 드러나는 듯한 설레게 하는 대사들이 매우 많다. 뭐라 해야 할까 손글씨 연습하는 사람들이 작품 완성용으로 쓸 것 같은 대사들이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 다재다능하며 여색을 밝히는, 그리고 자신에 심취해 있는 듯한 남주인공의 탐정극과 어딘가 지켜주고 싶은 매력이 있는 여주인공의 존재가 이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이 허.. 참..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스포안당한 뇌가 있다면 축복받은 것이니 어떠한 검색도 없이 바로 읽으러 가길 추천한다.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 남주의 행동거지나 사상이 좀 많이 소름 돋아서 읽으면서 불쾌했는데 그의 모든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무덤덤하던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은 책을 덮어도 여운이 가시지 않게 한다.
<64> - 요코야마 히데오
: 14년간 묻혀온 충격적인 진실!이라는 표지로 환영하고 있는 사회파 추리소설
13.67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벽돌책이나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경찰들을 앞으로 세워 범죄를 추리하는 것이 아닌, 한 미해결 사건으로 이어져온 일본 경찰과 기자들 간의 기싸움이 이 책의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취향에 맞지 않으면 이것만큼 지루한 책이 없다고 느껴지나 개인적으로 필자는 기자들과 협상하며 결국엔 승리를 따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정말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또한 표지가 말해주는 것처럼 14년을 묵혀온 진실이 밝혀질 때면 이것만 한 반전이 또 없을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 원작을 읽을 때는 내가 집중을 못한 건지 번역이 쉽지 않게 되어있었던 것인지 인물 간의 감정선이 잘 잡히지 않아 훅훅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나서 밀려오는 허전함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위대한 개츠비 영화를 보았고, 그제야 나는 내가 명작을 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접하는 것을 추천한다.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연출, 다채로운 감정선의 표정들을 보여주는 배우들, 무엇보다 디카프리오의 개츠비 연기가 정말 보면서도 내가 대신 가슴이 아플 정도로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어서 완성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나 영화의 중간에 나왔던 라나 델 레이의 young and beautiful이 시작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는 장면이다. 또한 개츠비가 초록색 불빛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장면도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한 부분이다.
'위대한' 개츠비, 이처럼 위대한 이라는 수식어가 그만큼 잘 어울리는 인물이 과연 있을까?
<노조키메> - 미쓰다 신조
: 호러적인 요소를 괴이와 괴담을 통해 소설로써 극대화시킨 작품
이 책은 현대의 시점에서 괴이가 처음 등장하는 1부와 괴이에 대해서 과거에서부터 시작해 부연 설명이 들어가는 2부로 이루어져 있다.
워낙 무섭다는 평이 많은 책이지만 필자는 '책이 무서워봤자 책이지'라는 생각으로 돌입했었다. 생각했던 대로 글로만 써져 있는 책은 공포라는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았으나 다만 1부의 몇몇 소름이 쫙 끼치는 장면들은 글로도 이게 되는구나라며 감탄하기도 했었다.
호러와 반전미를 적절하게 섞은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십계> - 유키 하루오
: 전작인 방주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밋밋한 맛이었다. 누군가 자꾸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숨이 죄어오던 느낌을 주었던 방주와 비슷한 양상을 펼치고 있는데도 무덤덤하게 읽었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전작에 비해 상황 자체는 약한 느낌이 들기는 해도 문체가 좀 더 깔끔해졌고 가독성도 좋아져서 금방금방 읽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방주를 재밌게 읽었던 사람은 십계 또한 당연히 따라와야 할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 기욤 뮈소
: 이 작가의 리뷰 글을 볼 때마다 항상 써져 있는 글은 작품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이 작가의 첫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는데 다른 여러 작품을 읽어본 결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시간여행이라는 뻔한 플롯을 가지고 스토리를 이어나감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영화로 나오면 좋을 스토리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 보니 진짜로 있었다?)
<녹나무의 여신> - 히가시노 게이고
: 염원하면 소원을 이루어주는 녹나무가 후편으로 다시 찾아왔다. 전작인 파수꾼은 심심한 맛으로 봤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은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몰입하며 재밌게 읽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악의, 백야행 같은 스토리도 최정상급으로 잘 쓰지만 나미야, 녹나무 같은 스토리도 맛있게 잘 쓰는 것 같다.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기사단장 암살사건!! 같은 내용을 기대했으나 양상이 전혀 다르게 흘러감에 당황했다.
아내의 불륜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이혼, 백발의 멘 시키, 미스터리 소녀 마리에, 기사단장 등등...
하루키 작가의 특징이 개인적으로는 떡밥을 여러 갈래로 뿌리고 회수는 독자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더욱 그런 면모를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의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이 이중 메타포에 먹히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런 전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었다면 다소 어색하게만 느껴질 것 같다.
에이해브 선장은 정어리를 뒤쫓아야 했는지도 몰라
이는 작중에서 나온 문장이고, 필자가 모비 딕을 읽은 지 별로 안 돼서 기억에 남은 문장이다. 이처럼 그저 아무 중요성 없는 대사일지라도 눈을 사로잡고 한 번쯤은 곱씹게 하는 문장들이 대거 존재한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한줄평 해보자면 많은 '미려한 문장들을 총집합시켜 탄생한 작품?'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가라'
여러 명과 부대끼고 약 2년을 살아야 하는 군대에선 어쩔 수 없이 타인에게 맞춰주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이 알려주는 생각의 변환을 나의 삶에 대입하면 내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사피엔스> - 유발 노아 히라리
: 나에게 독서를 시작하게 해 준 군대에서 읽은 첫 번째 책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독서를 안 해오던 애가 첫 책으로 이걸 골라서 완독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 당시 읽을 때도 정말 읽기 싫어서 꾸역꾸역 억지독서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과학도서 중에는 가장 잘 읽히는 책이지 않을까? 한 가지 의제에 관해서 나라면 상상도 못 해봤을 여러 의견들을 내세우며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입담이 좋다고 해야 하나? 필자는 '오..', '와..'라고 감탄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모모> - 미하일 엔데
: 어린이가 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동화, 어른이 읽는다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해서 읽을 수 있는 단편 소설
우리 모두는 저도 모르게 회색신사를 마주쳐 시간을 뺏긴 채 살아가고 있음이 아닐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얼음나무 숲> - 하예은
: 음악을 주제로 잡아 신선함을 주었던 소설
개인적으로 기, 승, 결은 나쁘지 않았으나 다소 급하게 몰아치는 중간에서 후반부까지 이르는 전개에서 붕 뜬 매력 넘치는 인물들의 분량이 안타까웠다.
<돈키호테> - 미켈 데 세르반테스
: 언젠간 읽어봐야지 하고 시작했던 돈키호테와 그의 종자 산초와의 모험이 한 달이 다돼서야 끝나게 되었다.
이 책의 초반부는 그저 비웃음을 자아내는 돈키호테의 광기를 보여주는 듯한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돈키호테는 용기 있고 지혜로운 그저 둘시네아만을 사랑하는 순수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산초는 어떠한가 두들겨 맞고 담요키질 당하고 주인에게 배신당하는 무모한 수모를 모두 겪음에도 그의 주인에게의 충성심이 꺾이는 일은 결코 없다.
매우 매우 길었지만 이렇게 많은 웃음과 교훈을 많이 주었던 소설은 손에 꼽는다. 1,2편 둘 다 장편이지만 돈키호테는 읽고 나서 너무 길어서 힘들었다는 생각보다는 재밌게 읽었다는 기억이 더 많이 남는 책인 것 같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 폭설로 인해 오리엔트 특급이 운행 중 잠시 멈추게 되었다. 그 와중에 클리셰처럼 등장한 12번 찔려 사망한 승객의 등장은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계속해서 나오는 단서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범인이라 지칭하나, 그 누구도 알리바이가 없는 승객은 없다.
설마 했던 결말로 충격을 준 고전 명작 추리소설. 더 긴 말을 할 것도 없이 어서 스포를 당하기 전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피를 마시는 새> - 이영도
: 눈마새를 재밌게 읽었다면 도전해볼만한 장편 소설. 다만 군상극이라는 특징 때문에 여러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후퇴하는 것을 추천한다.
8권이라는 유례없을 정도로 매우 긴 호흡에 대충 세기만해도 30명은 넘어보이는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니 얘가 누구고 얘가 누구니라며 기록하며 읽지 않고는 중간에 흐름을 놓게된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등장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일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다른 소설들과 비교할 수 없이 크게 느껴진다.
필자만 그런건진 모르겠는데 중간에 정말 재미없는 남녀 한쌍의 이야기만 빠지면 권수도 줄이고 유입층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그런가? 분명 엘시와 정우, 아실과 지멘 이라는 매우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없는 듀오 둘이서 이들의 분량을 뺏어가는 느낌 또한 들었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매우 유명한 첫 문장을 가진 소설.
모두에게 사랑받는 귀부인인 안나는 본인의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여 파멸의 길로 빠졌으나 그와 상반되게 레빈과 키티의 흐뭇하게 미소지어지는 러브스토리가 너무나 확연한 온도차를 보여주기에 책을 읽으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만 러시아 문학 특유의 자기 혼자 말하는듯한 말투로 인해 책에 익숙해지기까지가 너무나 힘들다.(매우 장편인 것도 덤..)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인류에게 부모란 개념은 사라지고 공장에서 등급을 매기며 태어나게 되는 미래시대
가족도 없고 종교도 없고 취미란 개념도 없는 행복의 한계선이 정해져있는 숨막히는 세계지만, 한번쯤은 높은 등급으로 살아보고 싶다.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의 깨달음도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필자에게는 결국 마지막까지 싯다르타를 부르짖으며 도움을 청하는 고빈다에게 눈길이 갔었다. 그가 이토록 신경쓰이는 것은 그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기 때문이 아닐까?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읽으면서 처음으로 주인공이 비호감으로 느껴졌던 책.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고 까칠하게 다니는지.. 하지만 결말을 보고, 그리고 주인공의 나이를 다시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느껴지게된다.
불평만 하고 다니던 홀든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라며 속에 쌓여있던 분노가 눈녹듯이 사라지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잊히지가 않는다.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노는 것 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한스는 마을의 유일한 천재소년이다. 하지만 그는 주변 어른들의 교육열에 의해 점점 손에 쥐고있는 행복을 하나씩 포기하게된다.
마을의 어른들이 조금만 더 풀어줬더라면, 또 학교에서 친구만 잘 사귀었더라면 그의 결말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책을 덮고나면 수레바퀴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가 한없이 크게만 느껴진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완독 후 궁금해서라도 반드시 프라하의 봄을 검색하게 되는 책. 철학적인 무언가로 가득찬 책처럼 생겼으나 초중반부까지는 서로 엇갈리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읽기에 어려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분명 흥미진진하게 읽고있었는데 어느 순간 키치라는 용어가 등장하고부터는 너무 이해하기가 힘들어 완독까지가 고난이였다.
<금각사> - 미시마 유키오
: 주인공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금각이라는 절에서 중 생활을 하고있는 학생이다. 작중 그는 시종일관 금각을 찬미하나 그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필자가 보기엔 어딘가 뒤틀린 것 처럼 보일 뿐이었다.
완독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진짜 결말이야? 였다.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의 사상에 물음표만 띄우다가 다소 어이없어보이는 결말에 이 책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이 책의 진가는 작품 해설과 추후 검색등을 통해 완벽한 책으로 거듭난다. 먼저 아무 정보 없이 책을 접한 뒤 궁금하면 금각사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나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삼국지> - 나관중
: 어릴 때 빨간색 삼국지 만화책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 추억을 갖고 읽은 책이다. 아주 긴 호흡의 삼국지를 중요한 부분들만 알짜배기로 뽑아내 한 권의 책으로 만들면 이 책이지 않을까. 내가 좋아했던 인물들을 다시 책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삼국지는 남자의 가슴을 끓어오르게하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클라라와 태양> - 가지고 이시구로
: 몸이 좋지않은 소녀 조시와 그녀에게 태양을 가져다주고자 노력하는 순수한 인공지능 친구 클라라와의 따뜻해지는 이야기.
스토리의 전개가 큰 높낮이 없이 평탄하게 흘러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끝까지 읽고나서 가슴 속에 무엇인가가 가득채워지는 느낌은 다른 책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클라라의 마음씨가 때탄점 없이 너무나 올곧은 직선처럼 여겨지기에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응원을 하기도 했다.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 아마 멜호르타르, 맥스 글래드스턴
: 필자가 기대한 것은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심장이 뛰는 전쟁 판타지 소설이였으나 이 소설의 스토리는 정반대의 양상을 띄웠다.
필자는 처음에 세계관을 이해하고자 각 진영의 특징이나 시간선을 다 정리하면서 읽었는데 진짜 헛수고였다. 이렇게 읽으면 이 책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것을 다 읽고나서야 깨달았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 책은 그저 적국에 속해있는 레드와 블루가 편지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는 내용이다. 전체적인 숲을 보기보다는 편지라는 나무에 집중해서 읽어야 이 책을 좀 더 음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 당신이 살아오면서 쌓아올린 모든 것은 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의사든 엔지니어든 노숙자든 번호를 배정받은 뒤에는 다 같은 민머리에 같은 옷을 입은 수감자인 것이다.
이 책은 읽는 필자로 하여금 엄청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다. 내가 지금 얼마나 편한 삶을 살고있는지를 첫장부터 깨닫게 해주는데, 그저 옆자리 친구가 코를 온다는 이유만으로 잠을 설친다고 불평하는 것은 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말도안되는 일인 것이다.
완독 후엔 항상 내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 크리스마스 이브에 읽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
인 줄 알았으나 갈수록 위화감이 느껴지더니 교회가 나오는 중간부터는 분위기가 아에 반전되더니 결말로 하여금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짧은 단편 소설.
필자는 설마설마 했다. '이게 진짜 일어났던 일이라고?' '소설로써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아냐?'
정말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를 그 사소한 행위를 주인공은 여러 고뇌를 거친 후 행동에 임했다. 나는 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이도우
: 전작인 사서함과는 대비되게 당돌한 여주인공과 말로는 표현 못하고 블로그나 일기로써만 감정을 표현하는 남주인공의 성격이 이 책의 재미 포인트이다.
사서함은 특색있는 각 인물들에게 점차 빠져들게 되었다면 이 책은 인물보단 배경의 정겨움과 따스함에 녹아들 수 있게 한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볼만한 책인 것 같다.
<내게 무해한 사람> - 최은영
: 사람간의 관계에 지칠 때 읽으면 좋을 단편소설집. 사람들간의 표현하기 힘든 미세한 감정들을 글로써 세세하게 다룬 것이 일품이다.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 우리에게 친숙한 편의점과 여러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숙자인 독고를 통해 풀어내려가는 스토리.
편의점 알바를 해본 입장에서 진상들이 방문했다고 생각만해도 벌써 어지럽기 시작하는데 독고같은 편의점 알바생이 과연 존재할까? 개인적으로 손님과 고객은 세마디 이상 나누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y의 비극> - 엘러리 퀸
: 책을 읽어보며 느낀점은 영미 추리소설은 일본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인물하나 하나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기보다는 사건의 흐름을 중심적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느낌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틀린 것이 없다. 다 읽고나면 '또 당했구나' 싶은 심정이 든다.
드루리 레인은 왜 모든 것을 아는 듯 하면서도 작중 시종일관 답답한 태도를 내비쳤는가?
당신은 왜 그 수많은 확실한 증거를 보았음에도 범인을 유추하지 못했는가?
<점성술 살인사건> - 시마다 소지
: 40년간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아조트 살인 사건을 일본의 홈즈와 왓슨이 해결해나가는 스토리.
(아조트 : 가장 아름다운 여섯명의 인간의 신체 한 조각을 합성하여 만들어 낸 걸작품)
읽으면서 느낀 것은 배경 설명이나 인물간의 대화가 독자들에게 설명해준다기 보다는 자기들이 하고싶은대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점성술이란 것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배경 설명 중 위도, 경도를 언급할 때는 그만 책을 덮어버리고 싶기까지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 누구도 생각해낼수도 추리해낼수도 없는 트릭의 독창성을 갖고있기에 큰 가치를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조각난 신체같이 꼬이고 꼬인 미스터리의 진실이 한 점을 파헤치자 스르르 풀리는 순간은 곱씹을 수록 감탄만 나온다.
<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
: 오다 노부나가를 배반하고 아리오카 성을 점령한 무사 아라키 무라시게. 그는 원군이 오기 전 까지 오다에게서 성을 지켜야만 하지만 자꾸만 성의 존속을 위협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게 된다.
실제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작성된 추리소설이기에 이쪽에 관심이 많을수록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필자는 읽기 힘들었음..) 그러나 작품의 시대배경을 잘 모르더라도 보통 추리소설과는 다른 신박한 시대배경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이니만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을듯도 하다.
이 책의 한줄평을 하자면... '사건을 해결해도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더욱 꼬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추리소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 여러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 중 백야행, 악의에는 못미치지만 용의자 x의 헌신 만큼 재있었다고 느낀 추리소설.
언제나처럼 가독성 좋은 문장과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감탄하게 되는 소설의 제목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은 한창 추리소설을 읽을 때라서 읽는 도중 진상을 잠깐 떠올렸었는데 그게 맞았다는 것이다... 재미가 반감이 되어버렸으나 성장한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 개인 평점 : ★★★
(고전)
![]() |
![]() |
![]() |
![]() |
![]() |
![]() |
![]() |
![]() |
![]() |
![]() |
![]() |
![]() |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 우리 모두는 내면에 본성이 숨어있다. 본성을 쉽게 꺼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황에 맞춰 가면을 꺼내 분위기에 녹아드는 것이 사회인의 기본 소양이니까
'익살'이라는 가면을 쓴채 마치 서커스극의 광대가 된 것처럼 본래의 얼굴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이 빠져나간 요조는 큰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개인적으론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파고들어가는 소설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1984> - 조지 오웰
: 동물 농장으로 유명한 작가, 빅 브라더가 지켜본다는 그 구문으로 유명한 단편 소설. 멋진 신세계를 읽은 직후에 1984를 접해서 그런지 다른 의미의 디스토피아 세계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 같다.
아 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여 주인공을 신문하던 인물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 불륜의 마지막은 찝찝함 말고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없을까? 이 책의 결말은 저혈압 치료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우유부단함의 극치를 보고싶다면, 아침드라마를 선호했다면 도전해보자.
<도련님> - 나쓰메 소세키
: 주변 시선 따위 집어치운 상남자 도련님의 권모술수가 가득한 학교에서 살아남기. 첫 장면부터 헛웃음이 나오는 도련님의 행실을 보고있자면 그의 때문이 않은 순수함에 이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도련님 펀치!
<변신> - 프란츠 카프카
: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먹여살리다 하루아침에 갑충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르. 서서히 변해가는 가족들의 인식과 그로인한 끔찍한 결말부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을 지켜봐왔던 필자에겐 소름돋도록 현실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 제목 그대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복수가 난무하는 위더링 하이츠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히스클리프를 이해할 수 없다. 사랑이라는 방향이 어떤식으로 마음먹어야 이렇게까지 타락할 수 있을까?
히스클리프는 성악설의 대표 표본이라 할 정도로 악마라 칭하고 싶다. 얘처럼 악독하고 지독한 주인공이 또 앞으로의 책에서 나올지가 궁금할 정도다.
<동물 농장> - 조지 오웰
: 모두가 내용은 대충 알고 있을만한 유명한 돼지 독재 소설.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흡입력 있는 스토리에 3시간이 순삭되었다. 완독 후 단 하나 궁금했던 점은 벤자민은 계속해서 바뀌는 문구를 왜 방관했던 걸까? 읽을 수 있음에도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어딘가 미스터리하고 계속해서 다가가고 싶은 선생님의 존재가 이 책을 계속해서 붙들 수 있게 한다. 그러나 3장 선생님의 편지에서의 과거 고백은 그의 모든 행동의 의문점을 해소해주나, 완독 후 필자에게 느껴지는 것은 그저 공허함 뿐 이였다. 이 감정은 주인공 또한 선생님의 편지에 대한 감상을 드러내지 않아 독자에게 더욱 크게 느껴지는 듯도 싶다.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상처가 나면 바닷물로 적시면 된다. 손에 쥐가 나더라도 낚싯줄은 놓지 않는다.
밤낮 바뀌는 줄 모르고 며칠동안 청새치와 사투하여 승리하는 노인의 모습은 인상깊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느껴졌다. 그렇기에 더욱 그가 노력한 결과가 씁쓸하게 느껴졌고 노인의 사상이 마음속에 깊이 기억남은 것 같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진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 부제로는 양치기의 켠김에 왕까지!
모모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 느낌.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이 나온 바로 그 책이다.
<모비 딕> - 허먼 멜빌
: 내가 기대한 것은 그 녀석과의 땀 훔칠 시간 없는 흥미진진한 추격전이었으나, 이 책이 80%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설명만이 가득했다. 사람에 따라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이게 뭔가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후반부에 들어서서야 기대했던 그 장면과 에이헤브의 모비 딕에 대한 미친듯한 집념을 보여주며 흥미를 이끌어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의 빌드업이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흰색이 왜 안좋은지나, 고래의 종류가 그렇게나 다채로운지 또 고래가 어떤 방식으로 숨을 쉬고 앞을 바라보는지가 궁금하지 않았다....
(국외)
![]() |
![]() |
![]() |
![]() |
![]() |
![]() |
![]() |
![]() |
![]() |
<월요일의 루카> - 세키구치 히사시
: 영사실에서 나오지 않는 신비로운 소녀이자 영사기사인 루카가 초반부의 몰입력을 담당하나 악역이 나오고부터는 전개도 뻔해지고 여주인공의 매력도 사라졌다. 악역이라는게 어쩜 이렇게 땡깡부리는 어린아이같이 비호감일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얘 때문에 진짜 흥미가 팍 찍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 무라세 다케시
: 소중한 이의 그날은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다가온다. 늘 먹던 일본 소설의 그 감동과 그 맛이지만 마지막의 소소한 반전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들 중 가장 평탄하게 흘러간다. 재미는 있으나 뭘 말하고 싶은지를 모르겠고 너무 잔잔하게 흘러가서 읽으면서 조금씩 졸려왔던 작품.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 물리학 법칙의 천재인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모든 걸 예측해서 다 해먹는 소설. 항상 느끼지만 이 작가의 책은 백야행과 비교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 산다치에
: 오글거림을 참고 완독했다면 무조건 다시 한번 읽을 수 밖에 없다. 죽을병에 걸린 여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남주인공과 1년동안 사귀는 스토리. 클리셰도 뭐 재밌다면 클래식임을 보여준다는 말이 어울리는 책.
<아가씨와 밤> - 기욤 뮈소
: 아 정말 예쁘다.. 짤이 떠오르는 모두가 사랑하는 미녀 빙카가 체육교사 알렉시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몇십년 뒤 동창회에서 파헤쳐져서는 안될 비밀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는 달달한 글만 써주었으면 좋겠다. 그의 실력으로 담은 추리소설은 내겐 매우 아쉽다고만 느껴진다.
<가면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별장에 놀러온 일행들에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강도들, 그 와중에 일어난 살인. 보통의 상황이 아닌 너무나 이상한 상황 속에서 살인이 일어났기에 당황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분명 소재는 정말 좋은데 용두사미인 느낌이다. 살해 동기나 범인을 찾는 과정 모두 억지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으며, 싱거운 결말은 다소 어이없게도 느껴졌다.
<중요한 건 살인> - 앤서니 호로위츠
: 작가가 직접 작품에 등장한 작품은 이게 처음이다. 괴팍하게만 느껴지는 호손의 추리는 감탄스럽게만 느껴지나 자기 혼자서만 다 해결하고 너는 앉아서 듣기만 해 라는 느낌이라서 추리 결과에 대해서는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었다.
처음부터 결말의 끝까지 호손에게만 의지해야만 한다는 점이 매우 맘에들지 않았던 소설이다. 그리고 독자들도 추리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작중 인물들만 볼 수 있는 단서를 가지고 범인을 지칭하면 읽는 사람 입장에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연애의 행방> - 히가시노 게이고
: 짧고 가벼운 치정에 관련된 단편 연애드라마. 이야기 속으로 깊게 들어가면 재있을 텐데 딱 한편으로 끝나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이 책이 그런 부류다.
(국내)
![]() |
![]() |
![]() |
![]() |
![]() |
![]() |
![]() |
![]() |
<채식주의자> - 한 강
: 채식주의자(남편), 몽고반점(매형), 나무불꽃(언니) 등 각 등장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250p 가량의 짧은 소설.
작 중 주인공인 영혜는 누구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스스로가 나무가 되려한다.
영혜의 언니는 먹지않고 버티며 말이 통하지 않은 영혜에게 너가 죽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하자 영혜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왜, 죽으면 안 되는 거야?"
숨이 턱 막히는 대사에 읽으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 장면 말고도 몽고반점을 읽으면서 이것이 노벨 문학상? 이라고 생각했으나 필자의 문학적 수준을 고려해 좀 더 심오한 무엇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완독하였다.
그렇게 완독 후 현재 책을 읽으며 느꼈던 분노의 방향이 갈피를 못잡고 허공을 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답답한 느낌의 스토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눈부신 안부> - 백수린
: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거짓말로 점칠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거짓말로 인해 끊긴 인연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직접 움직이며 점점 성장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깊게 느껴졌다.
<죽이고 싶은 아이> - 이꽃님
: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와 같은 이 책에서도 인물 묘사에 대하여 무엇인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불쌍해서 어쩌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공상과학의 정수를 담은 단편집. 단편 하나하나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기에 술술 읽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작별인사> - 김영하
: 멀지않은 근 미래. 인간이라고 믿는 휴머노이드인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다니는 이야기.
범우주적 사고의 여주인공이 특히나 인상에 깊었던 작품. 필자는 선이와 달마의 사상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싯다르타'나 '코스모스'가 생각나기도 하였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 킬링타임용 단편집. 그러나 한편 한편이 묵직하게 여운을 남겨 쉽사리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기가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아이를 찾습니다.'가 매우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거인의 노트> - 김익한
: 이 독서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해준 매우 고마운 책. 이 책에서 설명하는 여러 기록 스킬들 중 내게 필요한 것들만 골라 습득한 것이 지금까지도 좋은 독서 습관을 유지하게 해주었다.
예를 들어, 장편소설 책을 읽을 때 한 챕터가 끝나고 그 챕터를 단순하게 요약하여 정리하게 되면 완독 후 더욱 완벽하게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게 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 영화 인사이드 아웃과 비슷한 양상으로 현실 세계와 꿈을 관리하는 또 다른 세계를 번갈아가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판타지 가미? 단편 소설
독자에게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도록 틀을 만들어주는 듯한 책이다. 필자는 읽으면서 이 책에 대하여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 한편을 머릿 속으로 수십편을 그렸다. 또한 읽으면서 눈가가 촉촉해진 것은 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 |
![]() |
![]() |
![]() |
<사양> - 다자이 오사무
: 우리에게는 광복인 날이였으나 그들에게는 패전으로 기록됬던 그날의 일본 귀족들의 이야기.
사양, 뜻인 즉슨 지는 해. 하지만 주인공의 마지막 독백에서 사양이 지는 해 뿐만이 아닌 다른 의미도 있음을 언급하며 사양을 재정의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 미치오 슈스케
: 늦더운 여름 땀에 절여진듯한 끈적하고 불쾌한 추리소설.
읽는 내내 뭔가 찝찝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소설이다만.. 많은 이들이 그것을 이 책의 매력이라 하는데 필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
: 한결같이 변함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유부녀 취향은 어찌보면 대단하도고도 여겨진다. 이 작품은 뭘 전달하려는지도 모르겠고 전개과정이 너무 지루했다.
<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 책을 읽기 시작한 극 초반부에 읽었었던 어찌보면 필자의 첫 추리소설이다. 다시 읽어본다면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좋게 평가는 하지 못했다..
<코스모스> - 칼 세이건
: 읽다가 지친다. 진짜로 뇌가 더 이상 한계라면서 책 덮기를 권장한다. 나는 별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고자 책을 펼쳤는데 교수님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모든 과학을 뇌속에 집어넣고자 노력하고있다.
그럼에도! 정복하게 되면 그 쾌감이 이루어 말할 수 없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천문학적 지식(초신성, 혜성, 적색거성, 백색외성 등)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하고 다닐 수 있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재독은 안돼...)
<날개> - 이상
: 날개하면 뭐가 떠오르냐라고 물으면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 외에는 답할 수 있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말투만 좀 알아듣게 바뀌면 스토리 이해에는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주인공의 그 시대적 말투가 진짜 읽기 힘들게한다..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명작인 것은 알고있다만 책을 많이 안읽어봤던 극 초반에 시도했던 안좋은 추억이 이방인 재독을 자꾸만 주저시킨다..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 첫장부터 나오는 배경묘사가 아주 일품인 책.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였다"라는 단순한 한 문장임에도 눈앞에 눈의 전경이 펼쳐지는 광경은 오바.. 까진 아니더라도 비슷한 느낌은 느껴지게한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뭔가 주제를 벗어난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데 이게 책에 집중하려하면 자꾸 옆으로 흐르게 되서 무슨 스토리인지 감도 안잡힌다. 배경묘사가 글로써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아름다움을 주는 듯 하나 필자는 그게 끝인 듯 하다고 느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도스토옙스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 다시 읽어보자는 마음만 먹고 도전은 안하고 있는 책들. 세상에 쉽고 재밌는 책들이 많은데 굳이 이 친구들까지 건드려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재밌는 소설도 다 읽고, 쉬운 문학도 다 읽고 나면 그제서야 파우스트나 위 두 작품같은 어려운 문학들에 손대지 않을까 싶다.
'일상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요정 (0) | 2025.03.13 |
---|---|
덧없는 양들의 축연 (0) | 2025.03.11 |
모비 딕 리뷰 (0) | 2024.12.15 |
Y의 비극 리뷰 (feat. 유리탑의 살인) (1) | 2024.11.24 |
죄와 벌 리뷰 (1) | 2024.11.20 |
2023년 8월 14일에 입대해서 어느덧 2025년 5월 13일 전역을 앞두게 되었다! 2025년이 오겠냐라고 놀림받은 게 어제 같은데 이제 나도 2026년에 전역하는 친구들을 놀리고 있다 ㅋㅋㅋ
안에서 남는 시간에 핸드폰을 보자는 생각보다는 책을 읽자라는 생각으로 독서를 시작하게 된 지 어느덧 약 100권을 채웠다. 혼자 메모장에 한줄평식으로 기록한 책들이 뭔가 아쉽게 느껴져서 다시 각각의 책들의 기억을 떠올리고자, 기록하고자 또한 공유하고자 블로그에 주관적 평점순으로 리뷰해보고자 한다.
처음에는 어려운 문학이나 비문학 과학, 자기 계발 서적등을 챙겨보곤 했으나 현재는 취향이 결국 추리소설로 수렴하게 되어 여러 추리소설들로 말년을 채우고 있다.
보통 책을 구해서 읽은 루트는 '밀리의 서재 -> 군대 도서관 -> 알라딘' 순이다.
밀리의 서재는 kt 군요금제를 사용하는 장병이면 무료고 5명까지 같이 사용할 수 있어서 필자는 책을 읽는 친구들 몇몇에게 빌려주어 같이 독서했다
또 군대에서 1년마다 장병들에게 지원금을 10만원가량씩 병 자기 개발비로 주기 때문에 적당히 밀리나 도서관에 없는 책들은 구매해서 읽어왔다
평점 및 리뷰작성은 매우 주관적으로 작성해주었으니 '이런 책도 있었구나', '나도 읽었었는데'라고 여겨주시며 재미로 읽어주길 바랍니다~
▶ 개인 평점 : ★★★★★★★
![]() |
![]() |
<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 미쓰다 신조
: 온몸을 죄어드는 듯한 공포감을 읽는 내내 느끼게 해주는 추리 소설
외부자의 사건 후 몇년 뒤의 수기로 시작하는데 이게 소설인지 정말 실제 일어난 일인지 헷갈리게 할 정도로 글의 짜임새가 튼튼하다.
다만 어떻게 추리해도 답이 나올 것 같지 않는 상황의 연속에 읽으면서 다소 답답함이 느껴지기도 하나, 모든 것에 대한 풀이가 시작되고부터는 책을 넘기는 것을 멈출 수가 없게 된다.
<유랑의 달> - 나기라 유
: 다루기에 조심스러운 주제를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초반부가 당황스러웠으나 사건이 전개된 후의 이야기에는 가슴이 먹먹해져서 한숨을 푹 쉬거나 이마를 부여잡으며 한 껏 몰입하며 읽었다.
그와 그녀의 관계를 묘사하는 사랑이라는 단어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너무나 좋다.
우리는 부모도 아니고, 부부도 아니고, 애인도 아니고, 친구라고도 하기도 어렵다.
우리 사이에는 말로 다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지만, 무엇으로도 우리를 단정 지을 수 없다.
그저 따로따로 혼자 지내며, 그러나 그것이 서로를 무척 가깝게 느끼게 한다.
나는 이것을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다.
유랑의 달은 어두운 가슴에 불을 지펴주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감정이 많이 무딘 편이라 생각했는데 눈물을 찔끔할 정도로 엄청나게 감정이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내 서재를 볼 때마다 마음이 가득 차는 느낌을 주는 이 책을 서점에서 직접 고른 것이 필자가 이번 해에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 |
<눈물을 마시는 새> - 이영도
: 등장인물마다 명대사가 나무위키에 써져있는 정도로 한 문장만 가져와도 남자들의 가슴을 울리는 명언이 탄생하는 매우 긴 장편 판타지 소설
너무나 방대한 세계관과 4편이라는 긴 호흡에 읽기가 다소 꺼려질 수도 있으나 어느 정도 스토리의 궤도에 오르고 나면 페이지 넘김을 멈출 수가 없다. 무엇보다 등장인물 각각이 너무 특색 있게 매력적이기에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스토리에도 쉽게 스며들 수 있었다.
판타지 소설을 읽어볼까 하는 사람에게 무조건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책
<가재가 노래하는 곳> - 델리아 오언스
: 읽다보면 어느 순간 카야의 보호자가 되어 그녀의 슬픔을 공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좀 오버스러운 표현으로 필자는 다음 페이지가 넘기기가 아까울 정도로 너무나 재밌게 읽었었다.
살면서 수많은 시간을 가족도 없이 지냈고 소식조차 듣지 못했어, 오늘은 내 생애 가장 슬프고 행복한 날이야
<방주> - 유키 하루오
: 모든 장르를 불문하고 지금까지 읽은 소설 중 몰입감 정점을 찍은 소설. 모든 사건에 공통되어 존재했던 '왜?'라는 의문이 풀리는 마지막은 읽는 모두의 입을 틀어막게 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백야행> - 히가시노 게이고
: 처음 접한 히가시노 게이고 선생님의 소설. 장르불문 다작으로 유명하신 분인데 첫작으로 백야행을 고른 것이 지금생각해 보면 참으로 안타깝다..
이 책 때문에 다른 작품들이 전부 루즈해져버리는 단점이 생길 정도의 명작. 뿌린 떡밥이 엄청나게 많아서 뭐가 떡밥인지도 모른다. 그냥 지나쳐간 인물들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하지만 그것들이 차차 회수될 때에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책 제목을 왜 백야행으로 지었을까를 결말과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자연스레 감탄이 나오게 될 것이다.
<13.67> - 찬호 께이
: '경찰의 직분이란 무엇인가?' 라는 대주제를 잡고 마치 홍콩에서 펼쳐지는 범죄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사회파 추리 소설(탐정이 아닌 경찰이 주역을 도맡은 추리 소설)
이 책은 2013년부터 1967까지까지 범죄가 난무하는 홍콩에서 경찰인 관전둬 혹은 뤄 샤오밍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과거를 거슬러가며 보여준다.
챕터마다 각 범죄자들의 허를 찌르는 트릭과 관전 둬의 완벽한 추리가 코스요리로 6챕터까지 제공되니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670쪽가량의 긴 호흡을 가진 책이라는 것이다.(아.. 외우기 어려운 등장인물들의 이름도..)
소위 말하는 벽돌책임에도 각각의 챕터가 모두 수준높고 흥미로운 스토리를 자랑하기 때문에 챕터가 끝나면 다음 챕터를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하나하나가 명작이라 불릴만한 스토리를 가진다. '아 재밌게 읽었다' 라고 생각하며 마지막에 들어설 때쯤 선사되는 디저트를 나 말고도 모두가 즐겨주었으면 좋겠다.
<악의> - 히가시노 게이고
: '이정도면 좋은 결말이지'라고 생각했을 때 필자가 깨달은 것은 책의 남은 분량이 아직 한참이나 남았다는 것이었다. 백야행도 그렇고 이 악의라는 제목도 정말 완독 한 뒤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미식이다.
<아리아드네의 목소리> - 이노우에 마기
: 최첨단 드론을 주제로 잡은 재난 소설.
350p 가량의 매우 짧은 분량을 가진 책으로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들의 서사가 빈약하여 개개인에게 몰입하기 힘든 점이 단점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책의 모든 몰입 요소를 드론을 사용한 재난 구조 파트에 몰아넣어 단점을 모조리 상쇄시켰다. 또 중간중간에 나오는 헬렌켈러에 대한 구문들이 스토리 몰입에 더욱 도움을 주었다.
지진으로 인해 한 사람이 지하상가에 고립되었다. 최신형 드론을 사용하면 지하에 갇힌 그녀를 구출하는 것은 건물 구조상 구조팀에겐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구조팀은 상상하지도 못한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녀는 들을수도 없고, 볼 수도, 말할 수도 없는 농맹인이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거기까지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 아무리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말하기 어려운 것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가족임에도 아픔을 공유하지 못하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연재가족과 그들에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수 휴머노이드 콜리와의 가슴을 울리는, 또한 따뜻해지는 이야기.
대사 하나하나가 마음속을 환하게 지펴주는 느낌을 받았다. 다 읽고 나서 책을 덮고 한동안 멍 때렸을 정도로 여운에 잠기기도 했다. 남모를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어떤 약보다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치료제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죄와 벌> -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 고전문학은 읽기 어렵다. 그중에서도 1800년대 러시아에서 출간된 죄와 벌은 지금까지 읽은 고전들 중에서도 너무나 하드한 난이도를 자랑했다. 읽기 어려운 이유는 다분하지만 그중에서 몇 개를 언급하자면 다음과 같다.
1.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너무 많아!
주인공만 해도 '로쟈', '로지온로마느이치', '라스콜니코프'로 불리며, 등장인물들 모두가 통일해서 부르는 것도 아니고 자들이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데 이 때문에 누가 누구에게 말을 거는지 너무 헷갈린다.
2. 이야기의 흐름을 쫓아가기가 어려워!
큰 맥락으로 생각해 보면 죄를 지은 주인공이 참회한다는 내용이지만 읽다 보면 이게 뭔 내용인지 망각할 때가 많다. 각 인물의 사상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이루어지는 긴 호흡을 내뱉는 사소한 대화들, 그리고 너무나 장황한 그들의 심리묘사는 그들에게 스며들지 않은 초반부에는 책에 대한 몰입도를 깨뜨리게 했다.
필자가 책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기에 느껴지는 단점들로 생각되기도 한다. 그래서 필자는 어려운 부분은 맥락만 이해하고 그렇게 깊게 파고들지 않으며 넘겼다. 그러다 보니 하나하나가 눈에 뜨이기 시작했다. 어딘가 나사 하나씩 빠진듯한 주변 인물들의 사상과 이해할 수 없으나 어딘가 이해되는 주인공의 사상,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게 확인되는 시시각각 파멸해 가는 주인공의 심리상태.
이 모든 부분들이 읽을수록 이야기에 스며들 수 있도록 도와줬으며 필자는 어느 순간 이 책의 숨 막히는 분위기 그 자체를 음미하며 주인공의 마지막 결말을 기대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그렇게 이 책의 결말부가 가져다주는 카타르시스는 문학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 주게 될 정도였다.
로쟈는 자신이 남들과는 다른 비범한 인물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주변 인물들의 시선에선 그는 그저 벌을 받아 마땅한 죄인이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
: 룰루 밀러가 들려주는 다신 없을 과거의 어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과 우리에게 익숙한 어류의 이야기
생각의 틀을 부신다라는 말이 그 어떤 책 보다 어울리는 논픽션 에세이. 그녀가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와 그녀의 자전적 경험은 '그래서 결론이 뭐지?'라는 생각을 갖게 하며 읽던 책을 놓기 어렵게 한다. 너무나 어렵고 이정표가 보이지 않던 그녀의 모든 서사는 단 한 문장으로 인해 틀을 깨고 날아올랐다.
필자는 "내가 이렇게 생각한 것처럼 너도 할 수 있어"라고 응원해 주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머리가 복잡하고 힘든 상황에 놓여있을 때 읽으면 좋을 책인것 같다.
<유리탑의 살인> - 치넨 미키토
: 클로즈드 서클*과 중2병 걸린 듯한 자칭 명탐정과의 컬래버레이션.
*소수의 내부인들로 이루어진 공간에서, 내부인에 의해 일어난 살인 사건
갈수록 숨이 조여 오는 타 클로즈드 서클물과는 다르게 제4의 벽을 넘나드는듯한 느낌을 주는 4차원적인 명탐정의 존재가 이 소설에 특수성을 부여한다. 그리고 이 책 가독성이 정말 좋다. 약 6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나 2일 안에 다 읽었을 정도로 정말 잘 읽힌다.
명탐정인 츠키요가 작중 일어나는 사건들에 대해서 그와 관련된 여러 추리소설들을 언급하는데, 이는 오래된 추리소설을 즐겨봐 왔던 사람들에게 주는 선물 같은 느낌 또한 받았다.(필자는 읽으면서 부족한 추리소설력에 안타까웠다..)
<밀실 살인 게임> - 우타노 쇼고
: 가면을 쓴 다섯 명이 모여 화상회의에서 돌아가면서 문제를 낸다. 어느 날 누군가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해당했다. 밀실 그 자체인 상황에서 이 사람은 대체 어떻게 죽은 것일까?
이 문제에서 who는 중요하지 않다. 범인이 내는 how를 나머지 네 명이 탐정이 되어 트릭을 밝혀야 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퀴즈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점이다.
보통 누군가 죽고 그것을 파헤치는 타 추리소설과는 완전히 다른 플롯으로 진행되는 추리소설이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트릭은 감탄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것들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등장하는 트릭과 그걸 넘어서는 반전이 정말 미식이다.
<거울 속 외딴 성> - 츠지무라 미즈키
: 어느 곳에서든 가해자는 자신이 한 행동을 잊기 마련이다. 하지만 피해자는 1년, 어쩌면 살아가는 내내 가해자에게 시간을 빼앗긴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이 책은 학교폭력을 주제로 잡고 판타지요소를 가미한 소설이다.
다른 인물들의 개입 하나 없이 중학교 1학년의 서술로 묘사되는 학교폭력은 읽는 내내 마음 한 구석에 무거운 짐을 둔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무서울 정도로 무덤덤하게 표현되는 폭력은 읽는 필자의 분노를 끓어올렸고, 또한 떨리는 듯이 호소하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는 직접 도와주지 못해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완독 후 필자는 '거울 속 외딴 성'은 고코로와 친구들만이 아픔을 공유하는 공간이 아니라 생각했다. 좀 오글거릴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을 말하자면 '이 책을 집고 페이지를 넘기는 모두가 어느 순간 츠지무라 미즈키가 우리에게 인도한 큰 성에 입성한 것'이지 않을까? 필자만 느낀 것일 수도 있지만 상처를 치료받은 것은 고코로와 친구들만이 아닌 이 책을 읽는 모두라고 생각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화도 봤는데 개인적으론 원작을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책으로 보던 명장면을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느낀 것은 역시 사람은 눈과 귀를 같이 써야 더 다채롭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영화가 끝나면 바로 딴짓을 하기 마련인데, 끝까지 크레딧과 그에 따라 흘러나오는 엔딩곡을 챙겨본 영화는 이게 처음이었다.)
<왕과 서커스> - 요네자와 호노부
: 요네자와 호노부의 베루프 시리즈 2부작. 결말이 예상한 대로 심심하게 끝나네 싶었는데 주는 여러번의 예상치 못한 충격과 전달하고자 하는 동시에 줘서 너무 좋았던 작품
이 작품은 보통의 추리소설처럼 반전을 통해 읽는 독자에게 도파민을 주기도 하지만 작가가 주인공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를 독자들로 하여금 곱씹어보게 하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다.
INFORMER,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겠지만 필자는 이 단어를 '알리는 자'로 해석하고 다치아라이가 내민 정의를 곱씹으며 기분 좋은 마음으로 책을 덮었다.
(1부작인 안녕 요정을 필자는 두번째로 읽었는데 다시 이 책의 몇 장면들을 돌아보면서 배로 감동을 먹었다.)
<언제나 밤인 세계> - 하예은
: 한 몸으로 태어난 남매, 둘 중 한 명은 포기되어야 했으나, 부모님의 결단으로 인해 그들은 기적적으로 정상적인 남동생과 다리 없는 누나로 분리되어 둘 다 살아남게 되었다.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남매의 유년기, 부연 설명 없이 진행되는 판타지 요소와 의문으로 휩싸여있는 선생님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가득 찬 중반부, 긴 여운을 남기는 결말부로 이루어진 명작. 마녀의 집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읽으면서 이 게임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시간의 계단> - 주영하
: 주인공들의 애정행각들이 오글거린다는 점이 유일한 단점으로 치부할 수 있는 타임루프물 소설.
2권에 각각 500페이지 정도의 분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웹툰이나 만화를 즐겨보는 사람들이라면 익숙한 전개방식을 갖고 있는 스토리에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웹툰을 보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인 느낌으로 오글거림만 조금 줄어들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 개인 평점 : ★★★★
<1Q84>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들 중에서 가장 캐릭터성이 뛰어난 것 같은 작품.
이 작가의 여러 작품을 읽어보면서 '결말은 독자에게 맡긴다'라는 느낌을 더러 받아왔었는데, 1Q84는 남주와 여주를 번갈아가며 등장시키며 오묘하게 얽혀 있는 스토리가 확실한 결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만날 것 같으면서 만나지 못하는 두 사람 사이에서 등장하는 후카에리, 두 개의 달, 공기번데기의 존재가 진행되는 스토리에 이질적이지 않게 잘 버무려지며 3권이라는 긴 호흡에도 결말이 궁금해 계속해서 페이지를 넘기게 한다.(이 작가 특유의 19금 묘사도 한몫한다)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 부제로는 상실의 시대. 상실의 아픔을 겪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를 생각하게 해 준 소설이다.
결국 이 책의 결말은 처음부터 새드엔딩임을 암시하나 읽다 보면 주인공과 같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주인공은 그녀를 위해 무엇을 했어야 했을까? 독자에게 결론을 주지 않고 상실만을 강조하는 듯한 결말은 책을 완독 했음에도 허무함만을 채워줬을 뿐이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이도우
: 달달하다. 단편 멜로 웹드라마 한 편을 보고 난 느낌.
마음을 드러내지 않는 소심한 여주인공과 불도저 같은 성격의 남주인공은 실패할 수 없는 조합이다. 둘이 잘 꽁냥 거리다가 중간에 남주인공의 급발진이 좀 어이없긴 한데 이것 또한 읽고 보니 이 소설에 없으면 안 될 재미요소였다.
또한 남주인공이 시인이었어서 그런지 읽으면서 내면 최하층에 잠겨있던 감성도 표면 위로 드러나는 듯한 설레게 하는 대사들이 매우 많다. 뭐라 해야 할까 손글씨 연습하는 사람들이 작품 완성용으로 쓸 것 같은 대사들이다.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 우타노 쇼고
: 다재다능하며 여색을 밝히는, 그리고 자신에 심취해 있는 듯한 남주인공의 탐정극과 어딘가 지켜주고 싶은 매력이 있는 여주인공의 존재가 이 책을 놓을 수 없게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의 후반부에 드러나는 진실이 허.. 참.. 헛웃음밖에 안 나온다. 스포안당한 뇌가 있다면 축복받은 것이니 어떠한 검색도 없이 바로 읽으러 가길 추천한다.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 남주의 행동거지나 사상이 좀 많이 소름 돋아서 읽으면서 불쾌했는데 그의 모든 행동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무덤덤하던 주인공의 마지막 장면은 책을 덮어도 여운이 가시지 않게 한다.
<64> - 요코야마 히데오
: 14년간 묻혀온 충격적인 진실!이라는 표지로 환영하고 있는 사회파 추리소설
13.67과 비슷한 느낌이 드는 벽돌책이나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경찰들을 앞으로 세워 범죄를 추리하는 것이 아닌, 한 미해결 사건으로 이어져온 일본 경찰과 기자들 간의 기싸움이 이 책의 주 내용을 이루고 있다.
취향에 맞지 않으면 이것만큼 지루한 책이 없다고 느껴지나 개인적으로 필자는 기자들과 협상하며 결국엔 승리를 따내는 주인공의 모습을 정말 재미있게 지켜보았다. 또한 표지가 말해주는 것처럼 14년을 묵혀온 진실이 밝혀질 때면 이것만 한 반전이 또 없을 것이다.
<위대한 개츠비> - F. 스콧 피츠제럴드
: 원작을 읽을 때는 내가 집중을 못한 건지 번역이 쉽지 않게 되어있었던 것인지 인물 간의 감정선이 잘 잡히지 않아 훅훅 읽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 읽고 나서 밀려오는 허전함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위대한 개츠비 영화를 보았고, 그제야 나는 내가 명작을 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접하는 것을 추천한다. 감탄을 자아내는 화려한 연출, 다채로운 감정선의 표정들을 보여주는 배우들, 무엇보다 디카프리오의 개츠비 연기가 정말 보면서도 내가 대신 가슴이 아플 정도로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영화를 많이 보진 않았어서 완성도가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나 영화의 중간에 나왔던 라나 델 레이의 young and beautiful이 시작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는 장면이다. 또한 개츠비가 초록색 불빛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장면도 너무나 가슴 아프고 아직까지도 기억나는 한 부분이다.
'위대한' 개츠비, 이처럼 위대한 이라는 수식어가 그만큼 잘 어울리는 인물이 과연 있을까?
<노조키메> - 미쓰다 신조
: 호러적인 요소를 괴이와 괴담을 통해 소설로써 극대화시킨 작품
이 책은 현대의 시점에서 괴이가 처음 등장하는 1부와 괴이에 대해서 과거에서부터 시작해 부연 설명이 들어가는 2부로 이루어져 있다.
워낙 무섭다는 평이 많은 책이지만 필자는 '책이 무서워봤자 책이지'라는 생각으로 돌입했었다. 생각했던 대로 글로만 써져 있는 책은 공포라는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았으나 다만 1부의 몇몇 소름이 쫙 끼치는 장면들은 글로도 이게 되는구나라며 감탄하기도 했었다.
호러와 반전미를 적절하게 섞은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십계> - 유키 하루오
: 전작인 방주에 비해서 전체적으로 밋밋한 맛이었다. 누군가 자꾸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숨이 죄어오던 느낌을 주었던 방주와 비슷한 양상을 펼치고 있는데도 무덤덤하게 읽었다고 해야 하나?
그래도 전작에 비해 상황 자체는 약한 느낌이 들기는 해도 문체가 좀 더 깔끔해졌고 가독성도 좋아져서 금방금방 읽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방주를 재밌게 읽었던 사람은 십계 또한 당연히 따라와야 할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 기욤 뮈소
: 이 작가의 리뷰 글을 볼 때마다 항상 써져 있는 글은 작품이 다 거기서 거기라는 것이다. 그래도 필자는 이 작가의 첫작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는데 다른 여러 작품을 읽어본 결과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시간여행이라는 뻔한 플롯을 가지고 스토리를 이어나감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영화로 나오면 좋을 스토리라고 생각했는데 검색해 보니 진짜로 있었다?)
<녹나무의 여신> - 히가시노 게이고
: 염원하면 소원을 이루어주는 녹나무가 후편으로 다시 찾아왔다. 전작인 파수꾼은 심심한 맛으로 봤던 것 같은데, 이번 작품은 가슴이 먹먹해질 정도로 몰입하며 재밌게 읽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악의, 백야행 같은 스토리도 최정상급으로 잘 쓰지만 나미야, 녹나무 같은 스토리도 맛있게 잘 쓰는 것 같다.
<기사단장 죽이기> - 무라카미 하루키
: 판타지 세계에서 펼쳐지는 기사단장 암살사건!! 같은 내용을 기대했으나 양상이 전혀 다르게 흘러감에 당황했다.
아내의 불륜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이혼, 백발의 멘 시키, 미스터리 소녀 마리에, 기사단장 등등...
하루키 작가의 특징이 개인적으로는 떡밥을 여러 갈래로 뿌리고 회수는 독자들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는데 이 작품이 더욱 그런 면모를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의 표현으로 우리의 생각이 이중 메타포에 먹히지 않도록 도와주는 이런 전개는 이 작가의 작품을 접하지 않았었다면 다소 어색하게만 느껴질 것 같다.
에이해브 선장은 정어리를 뒤쫓아야 했는지도 몰라
이는 작중에서 나온 문장이고, 필자가 모비 딕을 읽은 지 별로 안 돼서 기억에 남은 문장이다. 이처럼 그저 아무 중요성 없는 대사일지라도 눈을 사로잡고 한 번쯤은 곱씹게 하는 문장들이 대거 존재한다. 기사단장 죽이기를 한줄평 해보자면 많은 '미려한 문장들을 총집합시켜 탄생한 작품?'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 '타인의 과제를 버려라.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가라'
여러 명과 부대끼고 약 2년을 살아야 하는 군대에선 어쩔 수 없이 타인에게 맞춰주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이 알려주는 생각의 변환을 나의 삶에 대입하면 내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준다.
<사피엔스> - 유발 노아 히라리
: 나에게 독서를 시작하게 해 준 군대에서 읽은 첫 번째 책
지금 생각해 보면 평생 독서를 안 해오던 애가 첫 책으로 이걸 골라서 완독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지금 떠올려보면 그 당시 읽을 때도 정말 읽기 싫어서 꾸역꾸역 억지독서를 했던 것 같다.
그래도 과학도서 중에는 가장 잘 읽히는 책이지 않을까? 한 가지 의제에 관해서 나라면 상상도 못 해봤을 여러 의견들을 내세우며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입담이 좋다고 해야 하나? 필자는 '오..', '와..'라고 감탄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모모> - 미하일 엔데
: 어린이가 읽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동화, 어른이 읽는다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이입해서 읽을 수 있는 단편 소설
우리 모두는 저도 모르게 회색신사를 마주쳐 시간을 뺏긴 채 살아가고 있음이 아닐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얼음나무 숲> - 하예은
: 음악을 주제로 잡아 신선함을 주었던 소설
개인적으로 기, 승, 결은 나쁘지 않았으나 다소 급하게 몰아치는 중간에서 후반부까지 이르는 전개에서 붕 뜬 매력 넘치는 인물들의 분량이 안타까웠다.
<돈키호테> - 미켈 데 세르반테스
: 언젠간 읽어봐야지 하고 시작했던 돈키호테와 그의 종자 산초와의 모험이 한 달이 다돼서야 끝나게 되었다.
이 책의 초반부는 그저 비웃음을 자아내는 돈키호테의 광기를 보여주는 듯한 하나 시간이 지날수록 돈키호테는 용기 있고 지혜로운 그저 둘시네아만을 사랑하는 순수한 인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산초는 어떠한가 두들겨 맞고 담요키질 당하고 주인에게 배신당하는 무모한 수모를 모두 겪음에도 그의 주인에게의 충성심이 꺾이는 일은 결코 없다.
매우 매우 길었지만 이렇게 많은 웃음과 교훈을 많이 주었던 소설은 손에 꼽는다. 1,2편 둘 다 장편이지만 돈키호테는 읽고 나서 너무 길어서 힘들었다는 생각보다는 재밌게 읽었다는 기억이 더 많이 남는 책인 것 같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 폭설로 인해 오리엔트 특급이 운행 중 잠시 멈추게 되었다. 그 와중에 클리셰처럼 등장한 12번 찔려 사망한 승객의 등장은 모두를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계속해서 나오는 단서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범인이라 지칭하나, 그 누구도 알리바이가 없는 승객은 없다.
설마 했던 결말로 충격을 준 고전 명작 추리소설. 더 긴 말을 할 것도 없이 어서 스포를 당하기 전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피를 마시는 새> - 이영도
: 눈마새를 재밌게 읽었다면 도전해볼만한 장편 소설. 다만 군상극이라는 특징 때문에 여러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빠르게 후퇴하는 것을 추천한다.
8권이라는 유례없을 정도로 매우 긴 호흡에 대충 세기만해도 30명은 넘어보이는 등장인물들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니 얘가 누구고 얘가 누구니라며 기록하며 읽지 않고는 중간에 흐름을 놓게된다. 다만 이 모든 과정을 거쳐 등장인물들이 한 자리에 모일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는 다른 소설들과 비교할 수 없이 크게 느껴진다.
필자만 그런건진 모르겠는데 중간에 정말 재미없는 남녀 한쌍의 이야기만 빠지면 권수도 줄이고 유입층도 늘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그런가? 분명 엘시와 정우, 아실과 지멘 이라는 매우 매력있는 캐릭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없는 듀오 둘이서 이들의 분량을 뺏어가는 느낌 또한 들었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스토이
: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라는 매우 유명한 첫 문장을 가진 소설.
모두에게 사랑받는 귀부인인 안나는 본인의 사랑을 주체하지 못하여 파멸의 길로 빠졌으나 그와 상반되게 레빈과 키티의 흐뭇하게 미소지어지는 러브스토리가 너무나 확연한 온도차를 보여주기에 책을 읽으며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다만 러시아 문학 특유의 자기 혼자 말하는듯한 말투로 인해 책에 익숙해지기까지가 너무나 힘들다.(매우 장편인 것도 덤..)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 인류에게 부모란 개념은 사라지고 공장에서 등급을 매기며 태어나게 되는 미래시대
가족도 없고 종교도 없고 취미란 개념도 없는 행복의 한계선이 정해져있는 숨막히는 세계지만, 한번쯤은 높은 등급으로 살아보고 싶다.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의 깨달음도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겠지만 필자에게는 결국 마지막까지 싯다르타를 부르짖으며 도움을 청하는 고빈다에게 눈길이 갔었다. 그가 이토록 신경쓰이는 것은 그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익숙했기 때문이 아닐까?
<호밀밭의 파수꾼> - J D 샐린저
: 읽으면서 처음으로 주인공이 비호감으로 느껴졌던 책.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고 까칠하게 다니는지.. 하지만 결말을 보고, 그리고 주인공의 나이를 다시 생각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느껴지게된다.
불평만 하고 다니던 홀든이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라며 속에 쌓여있던 분노가 눈녹듯이 사라지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잊히지가 않는다.
<수레바퀴 아래서> - 헤르만 헤세
: 노는 것 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한스는 마을의 유일한 천재소년이다. 하지만 그는 주변 어른들의 교육열에 의해 점점 손에 쥐고있는 행복을 하나씩 포기하게된다.
마을의 어른들이 조금만 더 풀어줬더라면, 또 학교에서 친구만 잘 사귀었더라면 그의 결말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책을 덮고나면 수레바퀴라는 단어가 지닌 무게가 한없이 크게만 느껴진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밀란 쿤데라
: 완독 후 궁금해서라도 반드시 프라하의 봄을 검색하게 되는 책. 철학적인 무언가로 가득찬 책처럼 생겼으나 초중반부까지는 서로 엇갈리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읽기에 어려움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분명 흥미진진하게 읽고있었는데 어느 순간 키치라는 용어가 등장하고부터는 너무 이해하기가 힘들어 완독까지가 고난이였다.
<금각사> - 미시마 유키오
: 주인공은 피치못할 사정으로 인해 금각이라는 절에서 중 생활을 하고있는 학생이다. 작중 그는 시종일관 금각을 찬미하나 그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은 필자가 보기엔 어딘가 뒤틀린 것 처럼 보일 뿐이었다.
완독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게 진짜 결말이야? 였다. 이해할 수 없는 주인공의 사상에 물음표만 띄우다가 다소 어이없어보이는 결말에 이 책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을까가 궁금해졌다.
그러나 이 책의 진가는 작품 해설과 추후 검색등을 통해 완벽한 책으로 거듭난다. 먼저 아무 정보 없이 책을 접한 뒤 궁금하면 금각사에 대해서 검색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나 한 번은 꼭 읽어야 할 삼국지> - 나관중
: 어릴 때 빨간색 삼국지 만화책을 정말 좋아했었는데 그 추억을 갖고 읽은 책이다. 아주 긴 호흡의 삼국지를 중요한 부분들만 알짜배기로 뽑아내 한 권의 책으로 만들면 이 책이지 않을까. 내가 좋아했던 인물들을 다시 책을 통해 확인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삼국지는 남자의 가슴을 끓어오르게하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클라라와 태양> - 가지고 이시구로
: 몸이 좋지않은 소녀 조시와 그녀에게 태양을 가져다주고자 노력하는 순수한 인공지능 친구 클라라와의 따뜻해지는 이야기.
스토리의 전개가 큰 높낮이 없이 평탄하게 흘러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끝까지 읽고나서 가슴 속에 무엇인가가 가득채워지는 느낌은 다른 책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클라라의 마음씨가 때탄점 없이 너무나 올곧은 직선처럼 여겨지기에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응원을 하기도 했다.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 아마 멜호르타르, 맥스 글래드스턴
: 필자가 기대한 것은 시간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심장이 뛰는 전쟁 판타지 소설이였으나 이 소설의 스토리는 정반대의 양상을 띄웠다.
필자는 처음에 세계관을 이해하고자 각 진영의 특징이나 시간선을 다 정리하면서 읽었는데 진짜 헛수고였다. 이렇게 읽으면 이 책에 몰입하기 힘들다는 것을 다 읽고나서야 깨달았다는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 책은 그저 적국에 속해있는 레드와 블루가 편지를 통해 서로 가까워지는 내용이다. 전체적인 숲을 보기보다는 편지라는 나무에 집중해서 읽어야 이 책을 좀 더 음미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프랭클
: 당신이 살아오면서 쌓아올린 모든 것은 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의사든 엔지니어든 노숙자든 번호를 배정받은 뒤에는 다 같은 민머리에 같은 옷을 입은 수감자인 것이다.
이 책은 읽는 필자로 하여금 엄청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였다. 내가 지금 얼마나 편한 삶을 살고있는지를 첫장부터 깨닫게 해주는데, 그저 옆자리 친구가 코를 온다는 이유만으로 잠을 설친다고 불평하는 것은 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는 말도안되는 일인 것이다.
완독 후엔 항상 내게 주어진 환경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제일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 - 클레어 키건
: 크리스마스 이브에 읽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준비하는 가족의 따뜻한 이야기..
인 줄 알았으나 갈수록 위화감이 느껴지더니 교회가 나오는 중간부터는 분위기가 아에 반전되더니 결말로 하여금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짧은 단편 소설.
필자는 설마설마 했다. '이게 진짜 일어났던 일이라고?' '소설로써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아냐?'
정말로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를 그 사소한 행위를 주인공은 여러 고뇌를 거친 후 행동에 임했다. 나는 그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이도우
: 전작인 사서함과는 대비되게 당돌한 여주인공과 말로는 표현 못하고 블로그나 일기로써만 감정을 표현하는 남주인공의 성격이 이 책의 재미 포인트이다.
사서함은 특색있는 각 인물들에게 점차 빠져들게 되었다면 이 책은 인물보단 배경의 정겨움과 따스함에 녹아들 수 있게 한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며 볼만한 책인 것 같다.
<내게 무해한 사람> - 최은영
: 사람간의 관계에 지칠 때 읽으면 좋을 단편소설집. 사람들간의 표현하기 힘든 미세한 감정들을 글로써 세세하게 다룬 것이 일품이다.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 우리에게 친숙한 편의점과 여러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숙자인 독고를 통해 풀어내려가는 스토리.
편의점 알바를 해본 입장에서 진상들이 방문했다고 생각만해도 벌써 어지럽기 시작하는데 독고같은 편의점 알바생이 과연 존재할까? 개인적으로 손님과 고객은 세마디 이상 나누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y의 비극> - 엘러리 퀸
: 책을 읽어보며 느낀점은 영미 추리소설은 일본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인물하나 하나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기보다는 사건의 흐름을 중심적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느낌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틀린 것이 없다. 다 읽고나면 '또 당했구나' 싶은 심정이 든다.
드루리 레인은 왜 모든 것을 아는 듯 하면서도 작중 시종일관 답답한 태도를 내비쳤는가?
당신은 왜 그 수많은 확실한 증거를 보았음에도 범인을 유추하지 못했는가?
<점성술 살인사건> - 시마다 소지
: 40년간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했던 아조트 살인 사건을 일본의 홈즈와 왓슨이 해결해나가는 스토리.
(아조트 : 가장 아름다운 여섯명의 인간의 신체 한 조각을 합성하여 만들어 낸 걸작품)
읽으면서 느낀 것은 배경 설명이나 인물간의 대화가 독자들에게 설명해준다기 보다는 자기들이 하고싶은대로 이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점성술이란 것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배경 설명 중 위도, 경도를 언급할 때는 그만 책을 덮어버리고 싶기까지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 누구도 생각해낼수도 추리해낼수도 없는 트릭의 독창성을 갖고있기에 큰 가치를 갖고있다고 생각한다. 조각난 신체같이 꼬이고 꼬인 미스터리의 진실이 한 점을 파헤치자 스르르 풀리는 순간은 곱씹을 수록 감탄만 나온다.
<흑뢰성> - 요네자와 호노부
: 오다 노부나가를 배반하고 아리오카 성을 점령한 무사 아라키 무라시게. 그는 원군이 오기 전 까지 오다에게서 성을 지켜야만 하지만 자꾸만 성의 존속을 위협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하게 된다.
실제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작성된 추리소설이기에 이쪽에 관심이 많을수록 더욱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필자는 읽기 힘들었음..) 그러나 작품의 시대배경을 잘 모르더라도 보통 추리소설과는 다른 신박한 시대배경에서 일어나는 미스테리이니만큼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을듯도 하다.
이 책의 한줄평을 하자면... '사건을 해결해도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더욱 꼬이는 듯한 느낌이 드는 추리소설'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히가시노 게이고
: 여러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들 중 백야행, 악의에는 못미치지만 용의자 x의 헌신 만큼 재있었다고 느낀 추리소설.
언제나처럼 가독성 좋은 문장과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감탄하게 되는 소설의 제목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은 한창 추리소설을 읽을 때라서 읽는 도중 진상을 잠깐 떠올렸었는데 그게 맞았다는 것이다... 재미가 반감이 되어버렸으나 성장한 느낌도 들었던 것 같다.
▶ 개인 평점 : ★★★
(고전)
![]() |
![]() |
![]() |
![]() |
![]() |
![]() |
![]() |
![]() |
![]() |
![]() |
![]() |
![]() |
<인간 실격> - 다자이 오사무
: 우리 모두는 내면에 본성이 숨어있다. 본성을 쉽게 꺼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황에 맞춰 가면을 꺼내 분위기에 녹아드는 것이 사회인의 기본 소양이니까
'익살'이라는 가면을 쓴채 마치 서커스극의 광대가 된 것처럼 본래의 얼굴을 잃어버리고 모든 것이 빠져나간 요조는 큰 공감을 자아낸다. 그러나 그건 그거고 개인적으론 이렇게까지 밑바닥을 파고들어가는 소설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1984> - 조지 오웰
: 동물 농장으로 유명한 작가, 빅 브라더가 지켜본다는 그 구문으로 유명한 단편 소설. 멋진 신세계를 읽은 직후에 1984를 접해서 그런지 다른 의미의 디스토피아 세계를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던 것 같다.
아 또 주인공에게 감정이입하여 주인공을 신문하던 인물에게 엄청난 분노를 느끼기도 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 프랑수아즈 사강
: 불륜의 마지막은 찝찝함 말고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없을까? 이 책의 결말은 저혈압 치료에 아주 좋을 것 같다. 우유부단함의 극치를 보고싶다면, 아침드라마를 선호했다면 도전해보자.
<도련님> - 나쓰메 소세키
: 주변 시선 따위 집어치운 상남자 도련님의 권모술수가 가득한 학교에서 살아남기. 첫 장면부터 헛웃음이 나오는 도련님의 행실을 보고있자면 그의 때문이 않은 순수함에 이끌릴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도련님 펀치!
<변신> - 프란츠 카프카
: 열심히 일하며 가족을 먹여살리다 하루아침에 갑충으로 변해버린 그레고르. 서서히 변해가는 가족들의 인식과 그로인한 끔찍한 결말부는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을 지켜봐왔던 필자에겐 소름돋도록 현실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 제목 그대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복수가 난무하는 위더링 하이츠에서의 이야기를 담아낸 책.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히스클리프를 이해할 수 없다. 사랑이라는 방향이 어떤식으로 마음먹어야 이렇게까지 타락할 수 있을까?
히스클리프는 성악설의 대표 표본이라 할 정도로 악마라 칭하고 싶다. 얘처럼 악독하고 지독한 주인공이 또 앞으로의 책에서 나올지가 궁금할 정도다.
<동물 농장> - 조지 오웰
: 모두가 내용은 대충 알고 있을만한 유명한 돼지 독재 소설.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흡입력 있는 스토리에 3시간이 순삭되었다. 완독 후 단 하나 궁금했던 점은 벤자민은 계속해서 바뀌는 문구를 왜 방관했던 걸까? 읽을 수 있음에도 친구들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 - 나쓰메 소세키
: 어딘가 미스터리하고 계속해서 다가가고 싶은 선생님의 존재가 이 책을 계속해서 붙들 수 있게 한다. 그러나 3장 선생님의 편지에서의 과거 고백은 그의 모든 행동의 의문점을 해소해주나, 완독 후 필자에게 느껴지는 것은 그저 공허함 뿐 이였다. 이 감정은 주인공 또한 선생님의 편지에 대한 감상을 드러내지 않아 독자에게 더욱 크게 느껴지는 듯도 싶다.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 상처가 나면 바닷물로 적시면 된다. 손에 쥐가 나더라도 낚싯줄은 놓지 않는다.
밤낮 바뀌는 줄 모르고 며칠동안 청새치와 사투하여 승리하는 노인의 모습은 인상깊다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다고 느껴졌다. 그렇기에 더욱 그가 노력한 결과가 씁쓸하게 느껴졌고 노인의 사상이 마음속에 깊이 기억남은 것 같다.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진 몰라도 패배할 수는 없어
<연금술사> - 파울로 코엘료
: 부제로는 양치기의 켠김에 왕까지!
모모와 비슷한 느낌이 드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 느낌.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말이 나온 바로 그 책이다.
<모비 딕> - 허먼 멜빌
: 내가 기대한 것은 그 녀석과의 땀 훔칠 시간 없는 흥미진진한 추격전이었으나, 이 책이 80%는 고래와 포경업에 대한 설명만이 가득했다. 사람에 따라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고 이게 뭔가 싶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소설은 후반부에 들어서서야 기대했던 그 장면과 에이헤브의 모비 딕에 대한 미친듯한 집념을 보여주며 흥미를 이끌어내지만 여기까지 오는데의 빌드업이 너무나 힘들었다. 나는 흰색이 왜 안좋은지나, 고래의 종류가 그렇게나 다채로운지 또 고래가 어떤 방식으로 숨을 쉬고 앞을 바라보는지가 궁금하지 않았다....
(국외)
![]() |
![]() |
![]() |
![]() |
![]() |
![]() |
![]() |
![]() |
![]() |
<월요일의 루카> - 세키구치 히사시
: 영사실에서 나오지 않는 신비로운 소녀이자 영사기사인 루카가 초반부의 몰입력을 담당하나 악역이 나오고부터는 전개도 뻔해지고 여주인공의 매력도 사라졌다. 악역이라는게 어쩜 이렇게 땡깡부리는 어린아이같이 비호감일 수가 있는지 모르겠다. 재밌게 읽고 있었는데 얘 때문에 진짜 흥미가 팍 찍었다.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 무라세 다케시
: 소중한 이의 그날은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다가온다. 늘 먹던 일본 소설의 그 감동과 그 맛이지만 마지막의 소소한 반전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 무라카미 하루키
: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들 중 가장 평탄하게 흘러간다. 재미는 있으나 뭘 말하고 싶은지를 모르겠고 너무 잔잔하게 흘러가서 읽으면서 조금씩 졸려왔던 작품.
<라플라스의 마녀> - 히가시노 게이고
: 물리학 법칙의 천재인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이 모든 걸 예측해서 다 해먹는 소설. 항상 느끼지만 이 작가의 책은 백야행과 비교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해피엔딩에서 너를 기다릴게> - 산다치에
: 오글거림을 참고 완독했다면 무조건 다시 한번 읽을 수 밖에 없다. 죽을병에 걸린 여주인공이 마지막으로 남주인공과 1년동안 사귀는 스토리. 클리셰도 뭐 재밌다면 클래식임을 보여준다는 말이 어울리는 책.
<아가씨와 밤> - 기욤 뮈소
: 아 정말 예쁘다.. 짤이 떠오르는 모두가 사랑하는 미녀 빙카가 체육교사 알렉시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몇십년 뒤 동창회에서 파헤쳐져서는 안될 비밀이 수면위로 드러나게 된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는 달달한 글만 써주었으면 좋겠다. 그의 실력으로 담은 추리소설은 내겐 매우 아쉽다고만 느껴진다.
<가면산장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별장에 놀러온 일행들에게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강도들, 그 와중에 일어난 살인. 보통의 상황이 아닌 너무나 이상한 상황 속에서 살인이 일어났기에 당황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분명 소재는 정말 좋은데 용두사미인 느낌이다. 살해 동기나 범인을 찾는 과정 모두 억지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으며, 싱거운 결말은 다소 어이없게도 느껴졌다.
<중요한 건 살인> - 앤서니 호로위츠
: 작가가 직접 작품에 등장한 작품은 이게 처음이다. 괴팍하게만 느껴지는 호손의 추리는 감탄스럽게만 느껴지나 자기 혼자서만 다 해결하고 너는 앉아서 듣기만 해 라는 느낌이라서 추리 결과에 대해서는 어안이 벙벙해질 뿐이었다.
처음부터 결말의 끝까지 호손에게만 의지해야만 한다는 점이 매우 맘에들지 않았던 소설이다. 그리고 독자들도 추리할 수 있도록 해야하는데 작중 인물들만 볼 수 있는 단서를 가지고 범인을 지칭하면 읽는 사람 입장에선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연애의 행방> - 히가시노 게이고
: 짧고 가벼운 치정에 관련된 단편 연애드라마. 이야기 속으로 깊게 들어가면 재있을 텐데 딱 한편으로 끝나는 것들이 있지 않은가? 이 책이 그런 부류다.
(국내)
![]() |
![]() |
![]() |
![]() |
![]() |
![]() |
![]() |
![]() |
<채식주의자> - 한 강
: 채식주의자(남편), 몽고반점(매형), 나무불꽃(언니) 등 각 등장인물들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250p 가량의 짧은 소설.
작 중 주인공인 영혜는 누구도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스스로가 나무가 되려한다.
영혜의 언니는 먹지않고 버티며 말이 통하지 않은 영혜에게 너가 죽을까봐 걱정된다고 말하자 영혜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왜, 죽으면 안 되는 거야?"
숨이 턱 막히는 대사에 읽으면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 장면 말고도 몽고반점을 읽으면서 이것이 노벨 문학상? 이라고 생각했으나 필자의 문학적 수준을 고려해 좀 더 심오한 무엇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며 완독하였다.
그렇게 완독 후 현재 책을 읽으며 느꼈던 분노의 방향이 갈피를 못잡고 허공을 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답답한 느낌의 스토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눈부신 안부> - 백수린
: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거짓말로 점칠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거짓말로 인해 끊긴 인연의 조각을 맞추기 위해 직접 움직이며 점점 성장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인상깊게 느껴졌다.
<죽이고 싶은 아이> - 이꽃님
: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와 같은 이 책에서도 인물 묘사에 대하여 무엇인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주인공 불쌍해서 어쩌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 공상과학의 정수를 담은 단편집. 단편 하나하나가 생각해보지도 못했던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기에 술술 읽을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작별인사> - 김영하
: 멀지않은 근 미래. 인간이라고 믿는 휴머노이드인 주인공이 자아를 찾아다니는 이야기.
범우주적 사고의 여주인공이 특히나 인상에 깊었던 작품. 필자는 선이와 달마의 사상이 대립하는 구도에서 '싯다르타'나 '코스모스'가 생각나기도 하였다.
<오직 두 사람> - 김영하
: 킬링타임용 단편집. 그러나 한편 한편이 묵직하게 여운을 남겨 쉽사리 다음 단편으로 넘어가기가 쉽지가 않다. 개인적으로 '아이를 찾습니다.'가 매우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거인의 노트> - 김익한
: 이 독서록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해준 매우 고마운 책. 이 책에서 설명하는 여러 기록 스킬들 중 내게 필요한 것들만 골라 습득한 것이 지금까지도 좋은 독서 습관을 유지하게 해주었다.
예를 들어, 장편소설 책을 읽을 때 한 챕터가 끝나고 그 챕터를 단순하게 요약하여 정리하게 되면 완독 후 더욱 완벽하게 스토리에 빠져들 수 있게 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 이미예
: 영화 인사이드 아웃과 비슷한 양상으로 현실 세계와 꿈을 관리하는 또 다른 세계를 번갈아가며 스토리가 진행되는 판타지 가미? 단편 소설
독자에게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도록 틀을 만들어주는 듯한 책이다. 필자는 읽으면서 이 책에 대하여 이미 애니메이션 영화 한편을 머릿 속으로 수십편을 그렸다. 또한 읽으면서 눈가가 촉촉해진 것은 덤.
▶ 개인 평점 : ★★☆ ~ ★
![]() |
![]() |
![]() |
![]() |
![]() |
![]() |
![]() |
![]() |
![]() |
![]() |
<사양> - 다자이 오사무
: 우리에게는 광복인 날이였으나 그들에게는 패전으로 기록됬던 그날의 일본 귀족들의 이야기.
사양, 뜻인 즉슨 지는 해. 하지만 주인공의 마지막 독백에서 사양이 지는 해 뿐만이 아닌 다른 의미도 있음을 언급하며 사양을 재정의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 미치오 슈스케
: 늦더운 여름 땀에 절여진듯한 끈적하고 불쾌한 추리소설.
읽는 내내 뭔가 찝찝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소설이다만.. 많은 이들이 그것을 이 책의 매력이라 하는데 필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
: 한결같이 변함없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유부녀 취향은 어찌보면 대단하도고도 여겨진다. 이 작품은 뭘 전달하려는지도 모르겠고 전개과정이 너무 지루했다.
<13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 책을 읽기 시작한 극 초반부에 읽었었던 어찌보면 필자의 첫 추리소설이다. 다시 읽어본다면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지루하게 읽었던 기억이 나서 좋게 평가는 하지 못했다..
<코스모스> - 칼 세이건
: 읽다가 지친다. 진짜로 뇌가 더 이상 한계라면서 책 덮기를 권장한다. 나는 별에 관한 지식을 탐구하고자 책을 펼쳤는데 교수님은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등 모든 과학을 뇌속에 집어넣고자 노력하고있다.
그럼에도! 정복하게 되면 그 쾌감이 이루어 말할 수 없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천문학적 지식(초신성, 혜성, 적색거성, 백색외성 등)에 대해서 아는 척을 하고 다닐 수 있는 장점 또한 존재한다!!(재독은 안돼...)
<날개> - 이상
: 날개하면 뭐가 떠오르냐라고 물으면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라는 문장 외에는 답할 수 있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말투만 좀 알아듣게 바뀌면 스토리 이해에는 문제 없을 것 같은데 주인공의 그 시대적 말투가 진짜 읽기 힘들게한다..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명작인 것은 알고있다만 책을 많이 안읽어봤던 극 초반에 시도했던 안좋은 추억이 이방인 재독을 자꾸만 주저시킨다..
<설국> - 가와바타 야스나리
: 첫장부터 나오는 배경묘사가 아주 일품인 책.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였다"라는 단순한 한 문장임에도 눈앞에 눈의 전경이 펼쳐지는 광경은 오바.. 까진 아니더라도 비슷한 느낌은 느껴지게한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뭔가 주제를 벗어난 뜬구름 잡는 소리만 하는데 이게 책에 집중하려하면 자꾸 옆으로 흐르게 되서 무슨 스토리인지 감도 안잡힌다. 배경묘사가 글로써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아름다움을 주는 듯 하나 필자는 그게 끝인 듯 하다고 느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 도스토옙스키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프리드리히 니체
: 다시 읽어보자는 마음만 먹고 도전은 안하고 있는 책들. 세상에 쉽고 재밌는 책들이 많은데 굳이 이 친구들까지 건드려야 할 필요성이 있을까..
재밌는 소설도 다 읽고, 쉬운 문학도 다 읽고 나면 그제서야 파우스트나 위 두 작품같은 어려운 문학들에 손대지 않을까 싶다.
'일상 >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녕 요정 (0) | 2025.03.13 |
---|---|
덧없는 양들의 축연 (0) | 2025.03.11 |
모비 딕 리뷰 (0) | 2024.12.15 |
Y의 비극 리뷰 (feat. 유리탑의 살인) (1) | 2024.11.24 |
죄와 벌 리뷰 (1) | 2024.11.20 |